23일 성명 “성적 수치심 발언 밝힌 10대 여성의 용기 응원”

인천의 한 여자고등학교 국어교사가 수업 중 ‘구지가’ 등 고전문학을 가르쳤을 때 뿐 아니라 평소 언행도 성희롱적인 문제가 많았다는 학생들의 폭로가 알려진 뒤(관련기사 2018.7.19.) 인천의 여성단체들이 “학생들의 용기를 응원한다”며 지지 성명을 발표했다.

인권희망강강술래·인천여성노동자회·인천여성민우회·인천여성의전화·인천여성회·전국여성노조인천지부 등 인천지역 6개 여성단체가 속한 인천여성연대는 최근 지지 성명을 내고 “성적 수치심 발언과 수업의 불편함을 말한 10대 여성들의 용기를 응원한다”고 밝혔다.

단체는 “왜 학생들이 느꼈을 성적인 수치심이나 모욕감에 대해서 이렇게 귀를 기울이는 어른이 없는지 의문”이라며 “성희롱 사건의 경우, 성희롱 행위자는 피해를 당했다는 사람이 나타나면 억울함을 호소하는 데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피해자의 입장을 모르기 때문이고 그래서 성희롱 예방교육을 의무적으로 받는 게 필요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지금의 학생들은 성적인 수치심, 모욕과 차별에 민감해졌다는 것을 알아야 하며, 10대 여성들이 교사의 권위에 복종하지 않고 드러내 문제 제기를 한 용기를 배워야 한다”며 “교사 징계와 학생들의 입단속만 시키는 것이 아니라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할 지 학교도 깊이있게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선 지난 16일 인천 A사립여고 교사 B씨가 구지가와 춘향전 등 고전문학을 가르치면서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의혹으로 학교 재단으로부터 징계를 받은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문제 제기를 했던 학생들과 학부모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며 파문이 일었다.

그러자, 해당 학교 학생들은 구지가와 춘향전 등의 수업 내용은 일부일 뿐이며 교사가 평상 시에도 성희롱적인 언행을 해서 문제 제기를 한 것이라는 글을 SNS에 올렸고 며칠 뒤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억울함 호소했다. 이로 인해 분위기가 반전됐다.

이에 B교사는 “수업 전체 맥락을 보면 성희롱으로 볼 수 없으며 학교가 이런 구체적인 학생들의 의견을 알려주지 않아 소명 기회가 없었고 학생과 소통이 안돼 쌓이다보니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라는 입장을 SNS에 밝혔다. 또한 학생들의 인터뷰가 실린 기사를 올리고 “제자들의 반론 기사가 나왔다. 이걸 가리고 싶지는 않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한편, B교사는 징계가 부당하다며 국가인권위원회와 인천시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한 상황이라 두 기관의 조사를 통해 진실이 드러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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