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정태옥 막말 박남춘에 기인, 사과해야”
민주당 박남춘 선대위 “정상적인 사고인지 의문”

민주당 박남춘(왼쪽) 인천시장 후보와 한국당 유정복 후보.

 

정태옥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의 인천 비하 발언이 인천 정가를 달구고 있다. 지방선거를 나흘 앞두고 민주당과 한국당의 공방으로 확전돼 태풍의 눈으로 부각했다.

정태옥 의원이 <YTN> 생방송에 출연해 “서울 살다 이혼하면 부천 가고 더 어려워지면 인천 중구나 남구 쪽으로 간다”고 한 발언은 이제 ‘이혼하면 부천 살고 망하면 인천산다’는 ‘이부망천’이라는 조어로 탄생해 회자 되고 있다.

이 ‘이부망천’ 비하를 두고 민주당 인천시당은 정태옥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고, 자유한국당 인천시당과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까지 같은당 정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특히, 한국당 유정복 후보는 <페이스북>에 “정 전 대변인은 의원직을 사퇴하고 당 지도부는 인천시민들께 사죄해야 한다”며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나는 중대한 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 모든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유정복 후보는 같은 글에서 ‘정태옥 의원의 막말이 박남춘 후보한테 기인한다’며, 그 책임을 박남춘 후보한테 돌리면서 민주당과 한국당의 공방으로 확전됐다. 유 후보는 민주당 박남춘 후보가 인천의 성장을 외면한 데 이번 사태가 기인한다고 밝혔다.

유정복 후보는 “아울러 이번 정태옥 의원의 막말은 박남춘 후보의 계속된 인천 폄하와 모욕적 발언에서 기인 돼 있었음을 분명히 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런 뒤 “박남춘 후보는 인천의 놀라운 성장과 발전을 외면한 채, 인천을 흠집 내고 비하하면서 왜곡되고 무책임한 발언으로 인천시민의 자존심을 상하게 한 만큼 뼈저린 반성과 함께 시민들께 깊이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 후보의 이 같은 주장은 자신의 임기 동안 부채를 3조원 7000억원 갚고 재정정산단체로 전환했다고 한 데 대해 박남춘 후보가 박근혜 정부의 ‘빚내서 집 사’ 정책으로 지방세가 늘어 갚았고, 그러고도 10조원 더 남았다고 비판한데 따른 것으로 보여진다. 또 유 후보가 4년 전 대비 인천 시민의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이 부산을 앞질러 ‘서인부대’가 됐고, 고용률 1위라고 한 데 대해서도 박 후보가 GRDP도 중요하지만 삶의 지표가 더 중요하다며 ‘리얼미터 주민생활 만족도’ 조사에서 대부분 꼴찌를 기록했다고 비판하자 이를 문제 삼았다는 시각이다.

유정복 후보가 정태옥 의원의 막말 책임을 박남춘 후보한테 돌리자, 이번에는 박남춘 후보 선거대책위원회가 발끈했다.

박남춘 후보 선대위는 “정태옥 의원의 사퇴를 촉구하고 중대한 결심을 하겠다던 유정복 후보는 엉뚱하게도 정태옥 의원의 막말이 박남춘 후보에게서 기인했다며 반성과 사과를 요구했다”며 “이건 네거티브를 넘어 정상적인 사고를 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박 후보 선대위는 “막말은 유정복 후보와 같은 당, 한국당 원내 대변인이 한 발언이다. 따라서 그 책임은 유정복 후보의 중대한 결심뿐임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강조했다.

“한국당, 나라를 두 번 망조 들게 해놓고도 반성 없어”

그러자 이번에는 또 한국당 인천시당이 민주당과 박남춘 후보의 책임론을 들고 나왔다. 한국당 인천시당(민경욱 위원장)은 9일 성명을 내고 우선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정 의원을 윤리위원회에 회부 할 것을 당에 요구하며, 그 전에 정 의원이 스스로 의원직을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한국당 인천시당은 “정 의원은 지난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인천시 기획관리실장을 지냈다. 민주당 소속 송영길 의원이 시장이었을 때다”라고 한 뒤, “인천을 잘 모르는 상태로 부임해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 틈바구니에 섞여 있다 보니 인천이 그렇게 어둡게 비쳤을지도 모른다”며 책임을 민주당으로 돌렸다.

그런 뒤 박남춘 후보를 향해서는 “박남춘 후보는 입만 열면 시정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 자살률, 이혼률 따위의 통계수치를 흔들며 인천을 사람 살기 어려운 도시로 몰아가고 있다. 이를 ‘누워서 침 뱉기’라고 한다”며 “인천의 이미지와 가치를 왜곡하는 악성 선전을 즉각 중단하고, 그게 안 되면 후보직에서 사퇴하라”고 했다.

유정복 후보와 한국당의 이 같은 반응에 박남춘 후보 측은 ‘어이가 없다’는 입장이다. 박남춘 후보 선대위 관계자는 “한국당의 전형적인 유체이탈 화법이다. 송영길 시장 때 기획실장은 송 시장이 임명한 게 아니라 이명박 정부가 파견한 인사다. 사실상 MB정부의 관찰사나 다름없었다. 나중에 친이계로 국회의원이 된 게 이를 방증한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또 “어떻게 자기 당이 물의를 일으킨 일에 대해 민주당으로 그 책임을 돌릴 수 있는지, 상식적으론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집단이다. 두 대통령이 구속되고, 나라를 두 번 망조 들게 해놓고도 여전히 반성이 없다”며 “인천시민들이 준엄하게 심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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