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후보 인터뷰] ① 구순례 정의당 남동구의원 후보

여성의 제도정치권 진입은 여전히 힘들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인천시의회 지역구 의원 선거에 도전하는 여성 정치인은 전체 후보 72명 가운데 4명이다. 모두 자유한국당 소속이다. 지역구 시의원 후보를 낸 더불어민주당(33명)ㆍ바른미래당(4명)ㆍ정의당(2명)은 여성 후보를 내지 않거나 못했다.

여성의 지방의회 진출은 의제의 다양성 확보와 직결한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지난해 낸 연구보고서를 보면, 여성의원 비율이 높은 지방의회일수록 입법과 예산 심의 등에서 일ㆍ가정 양립과 여성인권 보호 등의 논의가 활발했다.

여성의 정치 참여율이 저조한 점을 실력 문제로 치부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동안 여성에게 정치 참여 기회가 제대로 주어지지 않은 점이 근본 문제라 할 수 있다. 여성이 정치적 소수자임은 분명하고, 그래서 기회가 필요하다. <인천투데이>은 이번 지방선거에 나선 여성후보들을 인터뷰해 후보에겐 발언 기회를, 독자들에겐 실력 판단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남동구의원 ‘바’선거구(만수1동, 만수6동, 장수서창운연동)에 출마한 정의당 구순례 후보. 구 후보는 가까운 곳은 자전거를 타며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구순례(53) 정의당 남동구의원(바선거구-만수1동, 만수6동, 장수서창운연동) 후보는 보이지 않는 지역 곳곳에서 꾸준히 활동해왔다. 2014년 3월 요양보호사들의 협동조합 ‘인천나눔돌봄센터’를 연 그녀는 요양보호사들의 권익과 처우 개선에 힘쓰고 있다.

본인 역시 요양보호사로도 활동하는데, 요양보호사 처우 개선의 일환으로 인천여성회와 함께 돌봄 노동자들을 위한 ‘토닥토닥 힐링센터’를 개소했다. 이 센터에선 돌봄 노동자들에게 정신ㆍ육체적 건강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구순례 후보는 “중년 여성이 대부분인 요양보호사들은 인건비가 최저임금 수준에 불과하고 감정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며 “그럼에도 제도권에선 이들을 지원할 프로그램이나 기관이 없어 직접 센터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구 후보는 인천여성회 남동구지부장으로도 5년 넘게 활동해왔다. 회원들과 함께 건강ㆍ육아ㆍ여성주의ㆍ공동체 등 각종 주제를 가지고 서로 생각을 나누고 실천하고 있다.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오래 동안 논의한 구 후보와 인천여성회 회원들은 지난 2013년에 ‘와글와글 도서관’을 열기도 했다. 만수6동 장승백이시장(옛 창대시장) 상가에 둥지를 튼 와글와글 도서관은 엄마들의 동화읽기모임 운영을 비롯해 아동ㆍ여성이 안전한 마을 만들기 사업, 와글와글 골목축제 등을 벌이며 지역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구 후보는 만수동과 장수동에서 마을신문 기자로, 배진교 전 구청장 재임 당시엔 구 참여예산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녀는 “참여예산위원으로 활동하며 주민 의견 수렴, 예산 배분 과정에 직접 참여했다”며 “풀뿌리 민주정치의 가능성을 목격했고, 희망을 가졌다”고 말했다.

구 후보는 같은 당에서 남동구청장 후보로 나선 배진교 전 남동구청장과 함께 정책공약을 구상했다. 크게 네 가지로 ▲아이와 여성이 안전한 마을(석면ㆍ미세먼지ㆍGMOㆍ보행위험 OUT, 범죄예방 등) ▲배움이 즐거운 마을(교육혁신지구 지정 추진, 종일 돌봄을 위한 교육공동체, 국공립어린이집 확충 등) ▲건강한 마을(동별 건강생활지원센터 설치, 학교ㆍ어린이집 생태텃밭 지원 확대 등) ▲살고 싶은 마을(알뜰 대여를 위한 우리동네 공유센터 설치ㆍ운영, 돌봄종사자 쉼터 운영 등)을 제시했다.

구 후보는 “공동체 활성화와 아이ㆍ여성의 안전을 위한 조례 제정이 의정활동 첫 번째 목표”라며 “지난 활동을 바탕으로 남동구를 모두가 안전하고 건강한 마을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당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엔 “촛불혁명을 거치며 시민들은 새로운 정치와 새 인물을 원하고 있다”며 “시민이 변한만큼 선택을 위해 후보를 더 꼼꼼히 살필 거라 생각한다. 그만큼 저를 비롯한 정의당 후보들의 당선 가능성은 높아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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