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부정편입학 중징계’ 지시했는데, ‘정상’이라며 거짓말”

인천국제공항에서 피켓 시위에 나선 인하대학교 동문들.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일가의 경영 퇴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로 확산됐다. 제2여객터미널은 사실상 대한항공 전용 터미널로, 대한항공과 그 동맹 항공사(=스카이팀)만 이용한다.

인하대 총학생회동문협의회ㆍ교수회ㆍ총학생회비상대책위원회와 인천평화복지연대 등이 구성한 ‘한진그룹 갑질족벌경영 청산과 인하대 정상화를 위한 대책위원회(준)’는 10일 오전 ‘대한항공 갑질-족벌경영 규탄’ ‘부정입학 조원태는 즉각 사임하라’는 구호를 한글과 영문, 중문으로 표기한 피켓을 들고 공항 이용객들에게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몰상식과 비도덕성을 알렸다.

대책위(준)는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1998년 아버지(=조양호)가 이사장으로 있는 (정석인하학원이 운영하는) 인하대에 부정 편입학했다. 그런 사람이 정석인하학원 이사를 맡고 있고, 태극마크를 새긴 국적항공사 사장을 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망신이다”라며 “국제적으로 망신살을 뻗친 한진그룹 오너 일가에 대한 국제적 비판을 호소하고, 경영 퇴진을 촉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한편, 조원태 사장의 부정편입학에 대해 인하대 본부는 지난 8일 “조원태 사장이 부정 편입학한 사실은 없다. 정상적 절차에 따라 1998학년도 편입 시험을 치러 합격했고, 본교 내부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학년 자격을 부여받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외국 대학과 국내 대학의 학점체계가 다르기 때문에 외국 대학 학점 이수자의 경우 통상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학년 자격을 부여한다”며 “학점 교류에 따른 이수 학점 인정의 경우 국내 다른 대학에서도 시행하는 일반적 사항이다”라고 부연했다.

이를 두고 이혁재(전 정의당 사무총장) 인하대총학생회동문협의회 집행위원장은 한진그룹과 인하대가 교육부를 모독하고, 시민들을 우롱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교육부가 조사해 부정편입학을 지적하고, 당사자인 조원태 사장과 편입학 관계자를 중징계하라고 지시했다. 그런데도 거짓말을 늘어놓고 있다. 후안무치도 이런 후안무치가 없다. 교육부 모독이자 시민을 우롱하는 것이다”라며 “한진그룹은 여전히 거짓을 주장하며 발뺌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서 “조원태 사장이 미국에서 다녔던 2년제 대학의 졸업기준은 60학점 이수다. 그런데 33학점만 이수했다. 인하대 편입학 자격이 안 되자 교환학생으로 인하대에서 21학점을 이수했다. 하지만 합쳐도 54학점뿐이라 편입학 자격이 안 된다. 이를 두고 외국 대학과 국내 대학의 학점체계가 다르다는 해괴한 말로 시민을 우롱하고 있다. 내부 심의를 했다는 것 자체가 특혜를 시인하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대책위(준)는 “직접 해명하고 사죄한 뒤 물러나도 모자랄 판에, 한진그룹은 인하대를 동원해 ‘정상적으로 입학했다’는 입장문을 배포하며 물 타기하고 있다”며 “오는 12일 서울역에서 열리는 대한항공 직원들의 2차 촛불과 연대해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경영 퇴진을 촉구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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