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흥초 교사들 “세월호?평화의소녀상?518 교육 무차별 감사 중단해야”
시교육청 “정치 편향 민원 제기로 인한 사실관계 파악 위한 조사”

세월호 참사 4주기를 맞아 추모 분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인천시교육청이 세월호 추모 관련 교육을 했다는 이유로 초등학교 교사들을 수차례 감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흥초교 교사들은 교직원회 명의로 지난 16일 ‘서흥초교 교육활동에 대한 악성 민원을 즉각 중단하고, 시교육청은 악성 민원으로 인한 감사 청구의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서흥초교는 지난 2월 학교운영위원회를 열어 야구부를 해체했다. 이에 반발한 야구부 학부모와 총동문회는 민원을 제기했고, 시교육청은 감사를 진행했다. 문제는 감사가 야구부 해체와 관련 없는 교육과정 운영에 대해서도 진행됐다는 것이다.

서흥초교 교사들에 따르면, 야구부 해체 이후 시교육청은 감사를 10여 차례 했는데 학교가 가장 바쁜 3월에 5차례 했다. 특히 세월호 추모 교육, 평화의소녀상 건립 활동, 5?18 민주화운동과 노동인권 교육 등을 진행한 교사들을 수차례 감사했다.

지난해 4월 진행한 세월호 추모 교육과 학생들의 추모 부스 운영과 관련해선 두 차례 감사했다. 학생자치회가 자발적으로 진행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와 인권 회복을 위한 평화의소녀상 건립 활동과 관련해선 세 차례나 감사했고, 5?18 민주화운동과 노동인권 교육에 대해서도 감사했다.

서흥초교 교사 A씨는 “야구부 해체와 전혀 관련 없는 교육활동에 대한 감사를 무차별적으로 진행해 교사들의 수업권과 교육활동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며 “특히 시교육청은 세월호 사고 후 매해 4월을 추모와 안전의 달로 정하고 관련 공문을 보내놓고서는 세월호 관련 수업을 했다고 감사를 수차례 한 것은 너무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서 “학생들이 스스로 바자회 등을 열어 평화의소녀상을 건립한 것인데, 이것도 문제가 있는 것처럼 감사를 하고, 교과서에도 나오는 5?18 민주화운동 교육을 했다고 관련 자료를 제출하라고 했다”며 “수차례 감사와 자료 요청으로 교육활동을 제대로 못할 정도라 피해가 학생들에게 고스란히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감사관실 관계자는 “서흥초교 일부 학부모가 관련 수업들이 정치 편향적이라는 민원을 제기해 야구부 관련 건과 함께 자료를 요청한 것은 맞다”며 “10여 차례 민원 조사를 한 것인데 감사 건수가 많게 느껴질 수는 있다. 최근 자료를 요청했던 건은 민원을 취소해 자료만 받은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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