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선미 인천여성회 회장

홍선미 인천여성회 회장

수많은 ‘미투(Me Too)’가 이제 ‘위투(We Too)’가 됐다. 지난 1월 현직 검사의 미투 이후 미투운동이 성평등 세상을 만들 촛불로 번지고 있다. 3월 15일에는 여성ㆍ노동ㆍ시민단체

340여개와 미투운동을 지지하는 개인 400여명이 모여 ‘미투와 함께하는 시민행동’을 출범했다. 시민행동은 3월 22일부터 1박2일 동안 ‘2018분간 미투 이어말하기’를 진행했는데, 193명이 참가했다. ‘2018분’은 한국 사회에 만연한 성폭력을 2018년엔 근절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23일 저녁 청계광장에서 열린 ‘성차별ㆍ성폭력 끝장 문화제’에 함게 참여해 촛불을 들었다.

“내가 증거다, 우리가 증거다. 미투가 바꿀 세상 우리가 만든다”는 이어진 외침 내내 울컥했다. ‘일본군위안부’ 선생님들이 떠올랐고, 그동안 말해왔지만 묻힌 수많은 미투가 떠올랐다.

사회 곳곳에서 ‘미투’와 ‘위드유’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그러나 ‘위드유’라고 말하면서 그에 어긋나는 언행을 하는 경우도 있다. 미투에 공감하고 성폭력은 없어져야한다면서 성폭력

가해자를 걱정하고 두둔하는 경우다.

나 역시 그러한 피해가 두려워 말하지 못했다. 30년 전 10대 후반의 일이다. 몸이 안 좋아

약국에 갔다가 약사에게 성추행을 당했다. 아무한테도 말할 수 없었다. 어렸고 무지했고 사회적 분위기도 그랬다. 말하면 더 큰 피해를 당할 까봐 두려워 침묵했다. 비난받을 두려움을 극복하고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들지 않기 위해 용기 낸 사람들이 고맙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2차 피해가 두려워 말하지 못하고 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당당하게 ‘미투’ 할 수 있게 공감과 연대의 목소리를 내야한다. 그게 위드유다.

지난 5일 인천여성가족재단에서 ‘젠더폭력 OUT 선포식 및 교육 #METOO with 仁’이 열렸다. 식전 공연과 내빈 소개 등, 한마디로 캠페인성 행사였다. 심지어 행사장에 참석하는 유정복 시장을 맞이하기 위해 비오는 날 블루카펫을 깔기도 했다. 이 행사를 사전에 인지한 인천여성연대는 ‘성폭력 피해를 증언하는 고통의 외침인 미투운동이 한때 유행이거나 어깨띠를 두르고 전단지를 나눠주는 캠페인이 아니’라고 논평으로 꼬집었다.

미투는 성폭력 피해자들의 말하기이고, 아픔을 딛고 용기를 내는 것이다. 위드유는 ‘당신의 고통에 공감하며 성폭력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당신과 함께 하겠다’는 의미다. 인천여성가족재단의 ‘#METOO with 仁’이 누구는 불편하고, 누구는 뭐가 문제냐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누군가 불편하다고 하면 돌아봐야한다. 그것이 젠더감수성이다. 공직사회도 젠더감수성을 키워 성평등 도시 인천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한다.

인천에서 ‘젠더폭력 OUT 선포식 및 교육 #METOO with 仁’이 열릴 때 국회에선 ‘#미투에 응답하라! 국가 성평등 추진체계 혁신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미투가 위드유를 넘어 포어스(For us)가 되게 앞으로 나아가자’고 했다. ‘포어스’는 모두 함께 평등하게 살 수 있는 성평등 사회로 가야한다는 갈망이다. 진정한 위드유는 미투에 대한 공감과 연대라고 생각한다. 연대는 행동하는 것이다. 행동은 눈에 보여야한다. 바로 지금, 미투로 바꿀 세상, 모두 행복한 성평등 세상을 만들기 위해 연대하자.

※이 글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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