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 공석 4개월째…교육부 공문 받는 대로 선출 착수 예정

교육부가 지난달 28일 교원소청심사위원회를 열어 최순자 전 인하대학교 총장이 ‘정석인하학원(이사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자신을 해임한 게 부당하다’며 신청한 소청심사를 기각함으로써 인하대 후임 총장 선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순자 전 총장이 교육부의 ‘소청 기각’ 결정에 대해 행정소송을 할 수 있지만, 인천시교육감 선거에 뛰어든 상황이어서 가능성은 희박하다. 최 전 총장은 지난달 28일 ‘인천교육감 단일화 추진 통합위원회(이하 통합위)’가 자신을 보수 성향 단일후보로 추대하자, 지난 3일 오후 시교육청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출마를 선언했다.

최 전 총장은 재임 시 ‘인하대 발전기금 한진해운 투자 130억원 손실’ 사건에 대해 ‘한진그룹과 무관하게 학교가 독자적으로 추진한 일’이라고 했다. 그랬던 최 전 총장은, 130억원 손실 사건을 뒤로하고 교육감선거에 출마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투자한 발전기금은 학교 재단(=한진)과 논의해서 한 것으로, 내부 개혁의 성과가 있었지만 총장으로서 희생양이 된 것이다”라고 말을 바꿨다.

왼쪽부터 진인주, 김민배, 박기찬, 이현우, 조명우.

정석인하학원이 올해 1월 최 전 총장을 해임해, 인하대는 총장 없이 신입생 입학식을 치렀고, 4개월째 총장 공석이라는 파행운영이 지속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정석인하학원 또한 새 총장 선출을 서두를 것으로 예상된다.

정석인하학원은 교육부에서 소청심사 기각 결정 공문을 받는 대로 새 총장 임명을 위한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늦어도 4월 중순에 총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총장후보추천위는 정석인하학원 이사 5명, 인하대 교수 4명, 인하대 총동창회 1명, 지역사회 1명으로 구성된다. 총장후보추천위가 구성되면 약 2주간 공모를 거쳐 서면 심사로 후보자를 2~4배수로 압축한다. 이어서 조양호 이사장의 면접 심사를 거쳐 최종 마무리될 예정이다. 총장 공백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이르면 5월에 새 총장을 임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새 총장 선출 때 조양호 이사장은 계속된 총장 인사 실패를 쇄신해야한다. 아울러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학내 갈등을 풀어 통합하는 과제도 풀어야한다.

또한 전임 총장 문제로 2년 연속 국비 지원 사업 예산이 30% 삭감된 만큼, 정부와 공감대를 형성해 국비 지원 사업을 확보하는 게 중요한 과제로 남아있다. 학교 구성원ㆍ지역사회와 소통을 활성화하는 것도 과제다.

현재 새 총장 후보군에 조명우 인하대 기계공학과 교수, 김민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박기찬 인하대 아태물류학부 교수, 이현우 현 총장 직무대행, 진인주 인하공업전문대학 총장 등 5명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조명우 교수는 서울대를 졸업했고 박춘배 전 총장 때 교학부총장을 지냈다. 김민배 교수는 인하대를 졸업했고 법대학장을 지냈했다. 박기찬 교수는 서울대를 나왔고 인천국제공항공사 이사회 의장을 지냈다.

총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이현우 교학부총장은 공주대를 졸업했고, 진인주 인하공전 총장은 서울대를 나왔고 인하대에서 대외부총장을 지냈다. 후보군은 더 늘어날 수 있고, 그동안 학교 내부 인사가 번번이 실패한 만큼 외부에서도 공모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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