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이 뛴다] 통신제어프로그램 전문 정진시스템(주)

▲ 유상용 정진시스템(주) 대표이사.
편리하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이용하는 엘리베이터. 그 엘리베이터에 인생의 모든 것을 걸어 기막힌 성과를 얻어낸 사람이 있다. 바로 정진시스템 주식회사의 유상용(46) 대표이사다.

자신도 엘리베이터와 인연을 맺을 것이라곤 전혀 몰랐단다. 2000년대 초 유 사장은 직장 다니던 때 거래처로부터 부탁을 받았다. 업체는 그가 통신제어분야 전문가라는 것을 알고 그에게 엘리베이터 안에 음향장치설치를 주문했다. 

이렇게 해서 유 사장은 엘리베이터와 인연을 맺는다. 그는 “당시 엘리베이터는 접점방식으로 운영되던 때라서 각층마다 통신선이 두 가닥 전선이 두 가닥씩 모두 네 가닥이 PLC(Programmable Logic controller)와 연결돼 있는 구조였다”며 “15층 건물이면 모두 육십 가닥의 선이 들어가 있으니 엄청 복잡한 구조다. 여기에 음향장치를 추가하면 더 복잡해지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라 통신방식을 바꿔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참고로 PLC란 제어장치의 일종으로 프로그램 제어에 많이 이용되고 있는 장비로 컴퓨터와 같은 원리로 동작한다. 그가 도입한 방식은 RS-485(회선 인터페이스의 한 종류로 보통 통신포트에 쓰임)통신 방식이다. 이 방식은 접점방식과 달리 층수와 관계없이 전선 네 가닥만 있으면 된다. 업체는 유 사장 덕에 비용 절감 효과를 톡톡히 봤다. 현재 대부분의 엘리베이터는 이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음향장치를 설치하기 위해 시작된 연구가 엘리베이터 자체의 운영방식을 바꾸어 놓은 것이다. 

엘리베이터는 크게 기계장치와 전기장치, 그리고 전자제어장치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정진시스템은 이중 전자제어장치를 전문으로 한다. 즉, 엘리베이터 작동을 제어하는 통신제어 프로그램인 PLC와 그에 따른 부품들을 생산해 엘리베이터 제조업체에 납품하고 있다.

최근 정진시스템은 자동차에 적용되는 CAN(Controller Area Network: 자동차 네트워크에 많이 사용되는 통신프로토콜로, RS-485와 같은 시리얼 통신방식이고 비동기식이나 이보다 진화한 방식)통신 방식을 엘리베이터에 적용하고 있으며, 엘리베이터 시스템 유지관리 장치인 로더(loader)를 개발해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유 사장은 “엘리베이터 짝수 층 운행과 홀수 층 운행을 변경한다든지 문자표시를 바꾼다든지 할 때 전에는 일일이 현장에 출동해야했지만 지금은 로더를 통해 해당 엘리베이터 관리 주체가 손쉽게 작동할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시작된 엘리베이터 통신제어프로그램 사업은 정진시스템의 사업영역을 엘리베이터 전용 에어컨 개발까지 이르게 했다. 이르면 오는 4월쯤 정진시스템이 개발한 엘리베이터 전용 에어컨이 세상에 공개될 예정이다.

통신제어프로그램 전문기업이고, 유 사장이 이 분야 전문가다 보니 정진시스템의 목표는 풍향·풍속계의 센서를 국산화하는 것이다. 유 사장은 “국내에 센서를 통해 감지된 값을 수치화하는 기술은 있지만 아직 센서를 국산화하진 못했다”며 “초음파를 이용한 센서를 개발해 국내 산업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 정진시스템이 양산하고 있는 PLC의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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