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ㆍ개인별 판매실적 집계, 2% 인센티브 지급
공무원노조, “공무원을 세일즈맨으로 전락” 반발

인천시가 ‘2009 인천세계도시축전(8.7.~10.25.)’ 입장권 판매 촉진을 위해 판매자와 기관별 코드를 입력해 판매실적을 집계하고 총 판매액의 2%를 인센티브로 지급하겠다는 공문을 시 산하 10개 군ㆍ구와 사업소, 단체 등에 발송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전국공무원노조 인천지역본부(이하 공무원노조)는 15일 논평을 통해 “공무원을 세일즈맨으로 전락시키는 것”이라며, 인천지역 공무원 단체들이 모인 ‘공무원연대’에서 논의해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인천시는 1월 7일 ‘2009 인천세계도시축전 입장권 구매방법 및 기관별 코드 통보(협조)’라는 제목의 공문을 시 본청 부서와 산하 사업소, 공사ㆍ공단, 군ㆍ구 등에 보냈다.

시는 이 공문을 통해 ‘기관별ㆍ개인별 인센티브 제공과 입장권 구입방법’과 ‘입장권 판매기관별 코드번호’를 전달하고, 입장권이 예매될 수 있도록 협조를 당부했다.

입장권 판매 인센티브 참여대상은 도시축전 조직위원회 157명, 시 본청(의회)과 산하 사업소 (소방서 포함) 5718명, 부평구(912명)을 포함해 군ㆍ구 공무원 6999명, 공사ㆍ공단 및 체육회 등 산하단체 21개 기관 3300명이다.

예매 판매목표액은 240억원이며 이는 인천시 인구 272만을 기준으로 할 때 1인당 8824원 정도다. 400억원의 입장수입 목표액의 60%를 예매 판매하겠다는 것이 인천시의 방침이다.

이에 대해 공무원노조는 “공무원들에게 할당된 입장권은 고스란히 관련 기업체나 개인에게 강매될 것이 뻔한데, 이는 공무원의 지위를 이용해 시민들의 호주머니를 털어내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공무원노조는 또 “도시축전은 시작부터 현재의 모습이 문제투성이에다 시민부담까지 가중하고 있다”면서 인천시가 정책 방향을 재고할 것을 요구했다.

이는 인천시가 ‘세계도시엑스포’라는 행사 명칭을 ‘세계도시축전’으로 바꾸고, 당초 유료관람객을 1000만명으로 예상했다가 700만명으로 조정하고 다시 400만명을 예상하는 것을 두고 하는 비판이다.

인천시는 2007년 재단법인 인천세계도시엑스포조직위원회를 설립한 후 114명의 파견 공무원, 자체 충원 인력 20여명, 인천관광공사 파견인력 7명 등 140여명의 인력을 총동원해 행사 준비를 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2월 국제박람회기구인 BIE는 인천세계도시엑스포는 상해도시엑스포의 주제를 ‘무단도용’했다는 것과 BIE 일부 협약을 위배했다며 명칭 사용을 불허했다. BIE는 100여개가 넘는 국가들이 가입해 도시엑스포는 물론 국제적으로 진행되는 박람회를 총괄하는 거대조직이다.

이런 허술한 준비과정은 현실로도 드러나고 있다.

1월 15일자 <경향신문> 등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인천도시축전 참가 도시 27곳이 아시아 지역에 편중돼 있고, 베이징ㆍ상하이ㆍ도쿄 등 대표적 도시는 아예 빠져있다. 또, 유럽 참가도시는 19곳이지만 루마니아ㆍ러시아ㆍ이탈리아 3개국에 한정됐고 유럽을 대표하는 영국ㆍ독일ㆍ프랑스의 도시들은 한 곳도 없다. 미국․캐나다에선 4개 도시가 참가하지만 역시 뉴욕 등 대도시는 없다

언론은 도시축전 준비를 위해 쏟아 부은 예산은 1360억원, 자칫 박람회가 부실로 이어질 경우 일자리 창출은커녕 1000억원이 넘는 혈세만 낭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무원노조는 “인천시는 매년 증가하는 지방채 발행 등으로 인해 올해 채무액인 1조 4843억원(시민 1명 당 54만원)이어서 이미 시민들의 부담이 엄청난 수준임을 뻔히 알고 있으면서도 거기다 더해 도시축전 입장권 부담까지 시민에게 전가시키는 뻔뻔함을 보이고 있다”며, “기왕에 시작한 사업이니 끝까지 밀어붙여야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무엇이 진정 기업과 시민들을 살릴 수 있는지 인천시는 심각히 재고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공무원노조의 이러한 논평에 대해 인천시 기획담당관실 관계자는 “공무원노조가 잘못 판단한 것이다. 강매가 아니며, 팔기 싫으면 안 팔아도 된다”며, “입장권 판매촉진을 위해 인센티브를 지급하기로 한 것이며, 그러기 위해 기관ㆍ개인별 코드번호를 부여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보는 시각에 따라 달리 볼 수 있지만, 인천시 발전에 앞장 설 사람이 공무원이다. 전체적인 평가는 행사가 끝나고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2009인천세계도시축전이란?

대한민국의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도시개발의 모델을 제시하고, 해외투자 유치를 활성화하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추진됐다. '내일을 밝히다'라는 주제로 2009년 8월 7일부터 10월 25일까지 80일 동안 송도국제도시 제3공구 일대와 센트럴파크, 투모로우시티, 송도켄벤시아를 중심으로 한 인천시 전역에서 열린다. 인천광역시에서 주최하고, 인천세계도시축전조직위원회에서 주관한다.

행사는 전시와 페스티벌, 국제회의로 구성되며, 주행사장은 하늘광장·테디관·환경에너지관·미추홀호수·국내외 도시관·국내외 기업관·놀이정원·바다광장·첨단기술관·로봇사이언스미래관·아트서커스·팔미언덕·비류공연장·하와이관광전시관·세계문화의 거리·꽃전시관·첨단존으로 꾸며진다.

전시는 글로벌 기업의 참가를 통하여 21세기 도시 개발비전을 구현하는 비즈니스의 장으로 마련돼 2009인천국제물류산업전시회, 세계환경예술작품전시회, 인천국제디지털아트페스티벌, 인천도시계획관, 인천국제환경기술전, 대장금축제, 인천효(孝)박람회, 대한민국에너지체험전, 중국전통문화예술전시공연, 국제인천여성미술비엔날레 등이 다채롭게 열린다.

페스티벌은 재미와 감동을 주는 체험 이벤트로 구성된다. 축전의 시작과 끝을 장식하는 개막식과 폐막식을 비롯하여 제7회 푸른인천 글쓰기대회, 세계로봇축구대회, 테마파크, 글로벌 와인 페스티벌, 인천대교 개통기념 국제마라톤대회, 코리아오픈 국제태권도대회, 전국 생활체육인 이벤트, 멀티미디어쇼, 테디와 아름별이의 세계여행, 나래연 날리기,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한가위축제 등 다양한 행사가 마련된다.

국제회의는 도시개발·환경에너지·첨단기술·관광레저·문화예술 분야에서 세계적 명사들이 참여하여 전 지구적 담론의 장을 마련한다. 아태(亞太) 도시정상회의를 비롯하여 2009세계지식포럼, 도시재생국제컨퍼런스, 2009국제도로교통박람회 및 학술대회, 세계환경포럼, 아태지역환경정책포럼, 세계도시물포럼, 세계통신에너지국제학술대회, 2009 U-시티 국제컨퍼런스, 2009아시아태평양관광학회, 아시아전시컨벤션 CEO포럼, 동아시아개항도시포럼,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 등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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