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노조·시민단체, 재발 방지 제도개선 촉구

현직 공무원이 사회복지시설 시설장을 협박해 금품을 뜯어낸 혐의로 구속, 검찰에 송치된 사건이 우리 구에서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27일 부평경찰서에 따르면 부평구청 사회복지과 강아무개 팀장(6급. 43)이 조건부신고 사회복지시설 원장인 백아무개씨(여. 45)를 협박해 5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은 강 팀장이 비인가 복지시설에서 장애인과 치매노인 30여명을 돌보는 백아무개씨에게 신고시설로의 전환을 미끼로 “내가 신고시설로 전환하는데 칼자루를 쥐고 있다”며 수 차례에 걸쳐 3천만원을 요구, 백씨로부터 500만원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경찰은 강 팀장이 백씨에게 수십 차례 전화와 만남을 통해 협박했으며, 심지어 백씨가 시설을 운영할 경비조차 없다고 하소연하자 “카드 빚을 갚아야 하니 500만원만 달라, 아니면 몸이라도 팔아야 할 것 아니냐”며 직무에 관련된 뇌물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재차 금품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강씨의 요구를 거절하던 백씨는 작년 10월 13일까지 강씨로부터 하루에 수십 차례 걸려온 전화로 인해 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끝에 결국 500만원을 건넨 것으로 드러났다.
백씨는 지난 14년 동안 산곡동에서 오갈 곳 없는 장애인과 노인들을 어렵게 돌보며 비인가 장애인복지시설을 운영하다 올 7월까지 신고시설로 전환하지 못할 경우 비인가 시설이 폐쇄조치 된다는 점을 알고, 어렵게 신고시설로 전환하기 위해 시설 공사 등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사건은 보건복지부가 2002년 6월 미신고복지시설을 신고시설로 전환하기 위해 미신고시설 종합관리대책을 마련, 조건부시설 등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사회복지시설에 복권기금 지원을 통해 생활자 복지수준을 향상시키고 미신고복지시설의 제도권 진입을 도모하기 위한 지원사업 과정에서 발생했다. 구는 백씨가 시설장으로 있는 복지시설에 대해 지난해 12월 9일부터 올해 3월 23일까지 시설 신축 비용 지원액 2억원 중 9천3백여만원의 기금을 교부했다.
한편 이번 사건이 알려지자 공무원노조 부평구지부(지부장 이민형)는 지난달 29일 성명을 통해 “관행적이고 음성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공무원의 부정이 근절되지 못했음을 인정한다”며 “공무원의 부정과 부패에 대해 책임을 느낀다”고 반성의 뜻을 밝혔다.
또한 노조는 “부정부패에 대한 감시를 더욱 강화해 공직사회에 비리가 사라지도록 노력하겠다”며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법·제도와 관행 등 구조적 개혁 노력도 벌여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평화와참여로가는인천연대 부평지부(지부장 강주수)도 이날 성명을 내고 “수백억원에 달하는 구 자체 사회복지 예산을 다루는 주무부서 팀장이 공갈 및 뇌물수수 혐의로 경찰에 구속된 것을 지켜보는 구민들은 참으로 비통하다”며 “세무비리의 아픔이 가시지 않은 부평에서 발생한 이번 사건은 공직사회 풍토와 기강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보건복지사업법 개정에 따라 올 7월까지 구성될 사회복지협의체의 독립성과 구성원의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인선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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