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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토론

제목

‘정직하면 손해 본다’

닉네임
이창덕
등록일
2016-08-26 02:04:55
조회수
2209
언젠가 고교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가치관에 관한 반응이 대체로 그렇게 나타난 것에 대해 걱정스럽다는 방송논평이 있었다. 그 논평자는 분명히 어린이는 아니었는데 그런 사실을 그제야 알게 되었다면 아마도 그 분은 소위 이상향에서 세상물정을 모르고 살아왔기 때문이거나 혹시 시치미를 떼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어느 초등남교사는 교통신호를 위반했다가 경찰의 단속에 걸리게 되어서, 자기가 나쁜 사람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려고 “저기(있는) 저 초등학교 교사인데 깜빡 실수를 했으니 좀 봐 주세요.”라고 애원하니까 그 경찰관은 “선생님이니까 더 잘 해야지요.”라면서 법대로 처리하더라고 했다. 그 교사가 신분을 밝히지 않고, 말 못할 사정으로 허둥대다가 제 정신이 아니어서 그렇게 되었다고 용서를 빌었다면 훨씬 유리했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할 것이다.
인사청문회의 주인공이 된 어떤 분은 음주운전 사고를 냈을 때 신분을 속였다고 한다. 그분이 정직했다면 ‘높으신 분이니까 더 잘해야지요.’라는 이론이 적용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거짓말 덕분에 이제까지는 이득을 보았겠지만 그런 사실이 밝혀진 이상 더 이상의 그런 이득은 없어져야 된다는 주장에 대해서 ‘...먼지 안 날 사람 없다.’라는 이론으로 그를 옹호하는 의견도 있다고 한다.
교도소에 위문 갔던 어떤 사람이 재소자들에게 “나도 죄를 많이 졌지만 잡히지 않아서 이렇게 자유로운 몸인데 여러분들은 재수 없게 잡혀서 여기에 와 있습니다.”라고 말했더니 감동적으로 공감을 표시하는 사람들이 많더라고 했다. 그 말은 아마도 농담이었겠지만 진담일 수도 있을 것이다. 요모조모 따져보면 죄 없는 사람이 없고 관점에 따라서는 죄 있는 사람도 없는 것이다. 그러나 ‘과거를 묻지 마세요.’라는 노래는 ‘정직하면 손해 본다.’라는 교훈을 남기자는 의미가 아니고, 온통 사기 판이고 인정이 험악한 세상에서 약자의 한을 품고 살아야 했던 과거를 잊고 싶다는 의미일 것이다.
작성일:2016-08-26 02:04:55 211.211.189.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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