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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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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피소 있으나마나...’라는...

닉네임
이창덕
등록일
2016-01-30 04:41:04
조회수
2407
제목의 기사도 있었다. 대피소가 절실히 필요한 곳도 있고, 별로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주민이 거주하는 지역도 있을 것이다.
6.25때 공산 치하의 해변지역 근처에는 함포사격이라는 것이 있었는데 유엔군의 해군 함대가 육지를 향해서 대포를 쏘아대는 것이었다고 한다. 특정의 목표물을 겨냥한 것이 아니어서 ‘대포알 하나에 값이 얼만데...’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었겠지만 겁이 나면 도망가라는 위협용의 효과는 있었을 것이다. 대피소(방공호)에 모여 있던 사람들 중에는, 멀리서 일정한 시간차로 반복되는 그 폭음이 음악의 가락 같다면서 그 소리에 맞춰 춤을 춘 사람도 있었다는 ‘믿거나 말거나’같은 이야기가 전해진다. 연습은 ‘실전처럼, 실전은 연습처럼’이라는 구호가 있듯이 공포의 시간을 여유 있게 보내려는 지혜였을까? 전쟁 때 죽지 않을 자신만 있다면 전쟁은 재미있는 것이라고도 했다. 전쟁 덕분에 벼락부자가 될 행운을 잡은 사람도 있듯이 운명을 좋게 바꿀 수도 있다니 그렇게 낙천적이었을까?
어떤 지역에서 민방위 훈련 때 한 아파트의 지하 공간이 대피소로 지정되었다는 안내판이 붙었던 적이 있었는데 희극적인 것이었다. 그 지하 공간은 아파트의 배수관과 전선을 설치하기 위한 것이어서 사람을 수용하는 용도에는 좀 어울리지 않는 것이었다. 출입문은 기어들어가야 되도록 작고 바닥에서 천장까지의 높이는 1.5미터 정도지만 일정 간격으로 골조(들보)가 지나는 지점에는 그것이 1미터 내외여서 사람들이 그 안에서 활동하다가는 콘크리트 골조에 머리를 부딪치기가 십상일 것이고 그 바닥에는 지하수가 스며들어 고여서 방화수를 저장해 두기에만 딱 좋은 곳일 수 있었다. 그러니까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을 정도의 위급 상황이라면 엉겁결에 그곳으로 기어들어갈 사람도 있겠지만 조금은 여유가 있을 정도라면 사정이 다를 것이었다. 그런 곳이 피난처로 정해진 것은 아마도 6.25를 낙천적으로 경험한 사람에 의한 것이거나 소위 ‘형식적, 전시효과’라는 말이 실현된 탓이 아닐까? ‘설마가 사람 잡는다’라는 말도 무시할 수는 없을 테니 비상대비 훈련을 제대로 하려면 ‘장난이 아니다’라는 말을 엄숙하게 강조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작성일:2016-01-30 04:41:04 211.211.189.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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