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부터 9개월 간 인천사서원 긴급돌봄서비스 맡아
20대 시각장애인, 보호자 확진 4살 아동 등에 서비스 제공

인천투데이=장호영 기자|인천시사회서비스원이 코로나19 긴급돌봄서비스의 숨은 영웅이라며 박인숙(56) 요양보호사를 소개했다.

인천사회서비스원은 지난해 8월부터 9개월 간 인천지역의 코로나 긴급돌봄서비스를 진행했다고 4일 밝혔다. 올해 5월 말까지 497명에게 2544일, 3070시간의 서비스를 제공했다.

박 요양보호사는 이 기간 동안 코로나 확진으로 출근도 하지 못한 채 원룸에서 지내고 있는 20대 시각장애인, 암 투병 중인 보호자의 확진으로 혼자 지내야하는 4살 아동에게 서비스를 제공했다.

또한, 직원 전체가 걸려 돌봄을 거의 중단한 요양원에선 시설장과 함께 3일 동안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도 했다.

인천시사회서비스원이 코로나 긴급돌봄서비스의 숨은 영웅으로 소개한 박인숙 요양보호사.(사진제공 인천시사회서비스원)
인천시사회서비스원이 코로나 긴급돌봄서비스의 숨은 영웅으로 소개한 박인숙 요양보호사.(사진제공 인천시사회서비스원)

박 요양보호사는 장애인활동지원사와 간호조무사 자격도 가지고 있다. 다양한 자격과 함께 책임감과 성실성으로 박 요양보호사를 원하는 시설이 많아 올해 초에는 쉴 틈 없이 일해야 했다.

5일 간 확진자를 돌보고 PCR 검사를 한 뒤 하루 이틀 쉬고 다시 현장으로 나가는 일을 3~4개월 간 반복했다. ‘이번 만 하고 그만하자’는 마음이 생길 정도로 힘든 일이었지만 긴급 연락이 오면 현장으로 다시 달려갔다.

박 요양보호사는 “자가격리 중이던 한 노인은 치매 증세로 혼자 지내기도 어려운데 어린 발달장애 손주가 있어 긴급돌봄이 없었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었을 것이다”며 “확진자가 있는 시설에도 나가 일을 해야 했기에 언제나 위험이 가까이 있었다. 긴급 연락이 오면 힘들어할 사람이 생각나 현장으로 가곤 했다”고 말했다.

박 요양보호사는 긴급돌봄서비스를 제공하며 안타까운 일도 경험했다. 저소득층 노인들이 지내는 요양원은 낡은 시설에 열악한 환경으로 코로나가 아니더라도 다른 질병에 걸릴 정도로 감염병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모습을 목격했다.

반면, 중산층 이상 노인 대상 시설은 ‘집보다 낫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깨끗하고 친절했다. 계층에 따른 시설 차이가 컸던 것이다.

박 요양보호사는 인천사회서비스원의 긴급돌봄서비스 업무를 마치고 최근 한 요양병원에 취직했다. 취직하며 당부의 말을 남겼다.

박 요양보호사는 “긴급돌봄 요양보호사는 며칠만 잠시 일하는 사람들이라는 인식 때문인지 돌봄서비스가 아닌 허드렛일을 시키는 등 막 부리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며 “시설 종사자들처럼 감정 노동을 하는 데다 긴급한 상황의 돌봄 공백을 함께 해결하기 위해 현장으로 나가는 사람으로 인식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면 그 시설에서는 다시 일할 수 없다”며 “같은 동료로 대해줄 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점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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