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구원 ‘인천의 중국 도시외교 기본방향과 과제’ 발간
국가간 비해 상대적 자율성 지닌 지방외교 강화 필요성
내년 ‘인천-톈진 자매결연 30주년’ 교류·협력 확대 기회

인천투데이=이종선 기자 | 날로 악화하는 미·중 갈등 속에서 한중관계를 안정화하고 우호관계를 증진하기 위해서 인천이 중국 도시간 지방외교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인천연구원은 4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인천의 중국 도시외교 기본방향과 과제(김수한·전유정 연구원)’ 정책보고서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한국과 중국 국기.(인천투데이 자료사진)
한국과 중국 국기.(인천투데이 자료사진)

보고서는 1992년 한중수교 이후 지난 30년간 인천시가 중국 각 지역과 진행한 국제 교류·협력 사업을 총괄적으로 진단하고 개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현재 국제사회에서 지정학을 넘은 미중 갈등은 글로벌 공급망, 생산기술, 가치와 이념 영역으로 치닫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인천연구원은 민선 8기 인천시의 중국 도시외교의 방향을 찾기 위해 이번 보고서를 발표했다.

인천시는 1993년 톈진시와 자매결연을 체결한 이후 산둥·랴오닝 등 환발해 권역 지방정부와 협력을 맺으며 수교 초기 한중관계를 선도했다. 또한 2015년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지방경제협력 시범도시로 지정되면서 중국 교류와 비즈니스 선도 도시로서 역할을 수행했다.

보고서는 윤석열 정부가 한중관계 안정화, 우호관계 증진, 실리적 협력과제 추진 등을 중국 관련 국정과제로 제시한 점에 주목했다. 이에 인천시의 중국 도시외교 방향을 재구성하고, 기존 사업을 체계적으로 정비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이에 인천연구원은 한중관계 발전을 위해 양국 지방정부 간 구축한 관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한중관계에서 지방외교는 안보 갈등 등 민감한 현안으로부터 상대적 자율성을 지녔다. 교류 성과를 양국 사회에 확산하는 데 중요한 교량적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상생적 한중관계를 위한 실질과제 발굴과 추진, 지속 가능한 발전 토대 마련을 위한 우호정서 기반 마련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인천 중국 도시외교 방향과 과제, 비전 및 전략 체계 예시.(자료제공 인천연구원)
인천 중국 도시외교 방향과 과제, 비전 및 전략 체계 예시.(자료제공 인천연구원)

상생·창조·소통의 미래지향적 한중관계 선도 도시 인천

이에 기초해 보고서에서는 중국 도시외교 방향과 과제로 ▲비전·목표 재정립 ▲추진체계 정비로 협업 강화 ▲다양한 의제를 활용한 교류지역 개척과 내실화 ▲대중국 공공외교와 내향적 국제화 강화 등을 제시했다.

우선 보고서는 민선 8기 인천시 중국 도시외교 목표로 ‘상생·창조·소통의 미래지향적 한중관계 선도 도시 인천’을 제안하고 있다.

‘상생’은 지방 교류·협력으로 인한 한중관계 안정화 기여를 말한다. ‘창조’는 새로운 교류 의제를 발굴해 실질협력을 확대하자는 것이다. ‘소통’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소통과 공감 기반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이어 추진체계 정비와 협업 강화를 위해선 시 국제평화협력담당관실이 시행하는 자매우호도시 교류회를 인천지역 민·관·산·학 각계 중국교류 담당자가 소통할 수 있는 장으로 확대하자고 했다.

아울러 중국업무 주무부서 역할을 강화하고, 중국 파견공무원을 체계적으로 지휘·관리해 체계적인 교류 연계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경제·공급망·보건·기후변화·환경(미세먼지)·문화콘텐츠 분야에서 한중이 실질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과제를 발굴할 것을 제안했다.

이어 2023년 인천-톈진 자매결연 30주년을 시작으로 다롄·칭다오·단둥 등과 연이은 결연 주기를 각 지역과 발전시킬 기회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중국에 대한 국내의 부정적 인식을 극복하기 위해 교육청 차원의 한중일 청소년 교류프로그램 확대, 다문화가정과 유학생 대상으로 한 공공외교 강화 등을 제시했다.

김수한 인천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한중수교 30주년을 넘어 내년이면 인천을 비롯해 서울-베이징, 부산-상하이 등 국내 지자체들이 중국도시와 자매결연 30주년을 맺는다. 그만큼 인천의 중국 도시외교는 내년에 중요한 변환점을 맞기 때문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미중 경쟁 격화로 국제질서가 혼란스런 과정에서 그동안 중국외교에 대한 인천시의 성과를 총괄해서 정리하고, 지리적으로 인접한 중국과 긍정적인 방향으로 관계를 모색해야 한다는 고민에서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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