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한국의 갯벌 세계유산 등재 2단계 확대 추진
인천녹색연합 “인천 영종갯벌 2단계 목록에 포함 필요”

인천투데이=이종선 기자 | 정부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국내 갯벌지역을 2단계로 확대하기 위한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인천 환경단체는 인천 영종도 갯벌을 목록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천녹색연합은 지난 2일 세계습지의 날을 맞아 영종갯벌을 세계자연유산으로 포함해야 한다는 논평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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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도 갯벌 전경.(사진제공 인천녹색연합)
영종도 갯벌 전경.(사진제공 인천녹색연합)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지난해 7월 한국의 갯벌(Getbol, Korean Tidal Flats)을 세계유산목록에 등재하기로 했다. 해당 갯벌은 ▲서천갯벌(충남 서천) ▲고창갯벌(전북 고창) ▲ 신안갯벌(전남 신안) ▲보성·순천갯벌(전남 보성·순천) 등 총 4개다.

하지만 당시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전남 무안갯벌, 경기 화성갯벌, 인천 영종과 송도, 강화갯벌이 빠졌다. 대신, 세계유산위원회는 2025년까지 유산구역을 확대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문화재청은 등재 갯벌을 2단계로 확대하기 위해 인천·전남·전북·충남 등 지자체와 협의 중이다.

인천지역 갯벌 가운데 세계유산 등재 후보지가 될 수 있는 곳은 강화군 강화갯벌(천연기념물), 옹진군 장봉도갯벌(습지보호지역), 개이작도 일대(해양보호구역), 연수구 송도갯벌(습지보호지역) 등이 꼽힌다. 국내법상 보호구역으로 등재된 곳만 세계유산 등재를 신청할 수 있다.

이 중 인천 전체 갯벌 면적의 20%에 달하는 중구 영종도 일대 갯벌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인천녹색연합은 지난 2일 논평에서 “영종갯벌은 멸종위기종이자 해양보호생물인 흰발농게의 국내 최대서식지이며, 멸종위기종 1급인 저어새·두루미·노랑부리백로 등이 서식한다”며 “또한 한강과 육지에서 유입되는 오염물질을 정화하는 자연정화장이다. 매립이 아닌 보전·복원으로 습지의 건강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네스코의 권고에 따라 이제는 인천 등 핵심지역 갯벌의 2단계 등재가 필요한 만큼 영종갯벌에 대한 조사·연구와 보호지역 지정을 시작해야 한다”며 “장봉도·강화도·한강하구·황해도까지 인천·경기만의 갯벌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준비에 나서자”고 덧붙였다.

문화재청은 ‘한국의 갯벌 세계유산 통합보존관리단’을 구성하고 올해부터 한국 갯벌 2단계 등재를 위한 기초연구를 진행한다. 이를 토대로 등재 목록을 작성해 내년까지 유네스코에 제출할 계획이다.

유네스코 자문기구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2024년 현지 실사를 진행한 뒤, 2025년 한국 갯벌 2단계 등재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정부가 유네스코 권고를 이행하지 못하면, 영국 ‘리버풀 해양산업 도시’처럼 세계유산 목록에서 제외될 수 있다.

세계유산 등재 시 재산권 행사와 조업활동에 제약이 따를 거라는 우려로 반대하는 여론도 있다. 그러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더라도 기존 규제 외에 추가되는 규제는 없다. 충분한 논의를 거친다면 주민수용성을 확보하는 데 무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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