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과함께 두 번째 전동휠체어 주인공 윤영미씨

지난 20일 저녁 7시 30분. 부평동에 위치한 구올담치과(원장 김정일) 7층 갤러리에서는 소박하지만, 아주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제25회 장애인의 날이기도 했던 이날, 지역복지센터 나눔과함께(이사장 신현수)에서 주관하는 제2회 아름다운 날개 전동휠체어 나눔 기념식이 열린 것.
이날 전동휠체어를 기증 받아 새로이 날개를 얻은 주인공은 윤영미(31)씨. 뼈가 쉬이 부러지는 장애가 있는 영미씨는 수동휠체어를 타고 지내면서 언제 사고가 나서 다칠지 모르는 위험한 상황에 놓이길 한 두 번이 아니었다. 한번 나가려면 큰맘을 먹어야 했던 영미씨에게 전동휠체어는 비장애인의 다리나 마찬가지.
영미씨가 나눔과함께의 전동휠체어 나눔 두 번째 주인공이 된 것을 두고 사람들은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까지 전동휠체어 나눔을 한다는 소식만 있으면 신청을 한 것이 벌써 네 번째다. 작년 나눔과함께에서 첫 번째 전동휠체어 나눔 행사를 할 때도 영미씨는 정성스레 사연을 보냈지만, 안타깝게 쓴잔(?)을 마셔야 했다.
“남편이 말리더라구요. 설마 되겠냐고. 그래도 포기할 수는 없었어요.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은데, 수동휠체어로는 도저히 움직일 수가 없는 걸요”
영미씨가 이렇듯 전동휠체어에 대한 미련(?)을 놓치 못한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올해 초 부평구장애인자립생활센터(대표 김경현. 이하 자립센터)에서 ‘동료상담’을 맡아 일하게 되면서 이것저것 공부해야 할 게 산더미다. 지난달부터 케어아카데미를 수강한 뒤로는 더더욱 욕심이 많아졌다.
10여년 동안 일주일에 한 번 집 밖에 나오면 많이 나온 편일 정도로 집 안에만 갇혀 지내야 했던 재가장애인으로 살면서 자신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게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는 영미씨. 그러나 자립센터를 만난 뒤로는 생각이 달라졌단다. 장애인이 스스로 삶을 꾸려갈 수 있도록 활동보조만 해준다면 중증장애인도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의미 있는 생활을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기 때문이다.
자립센터를 통해 세상 밖으로 발을 내딛은 영미씨는 자신처럼 방안에 갇혀 십수년을 지내고 있는 중증장애인들에게 힘이 되는 사람이고 싶다. 같은 장애를 가진 사람이야말로 누구보다도 장애인의 처지와 입장을 정확히 알 수 있기에, 장애인동료로서 심리상담을 통해 돕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다음 달부터는 서울과 인천을 오가며 체계적인 교육을 받기로 했단다.
“사실 영미씨가 서울까지 가서 교육받기엔 무리가 많아서 걱정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이번에 전동휠체어를 받게 돼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자립센터 김경현 대표는 영미씨가 전동휠체어를 받게 됐다는 소식에 영미씨보다도 더 기뻐했단다. 영미씨가 세상을 향해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장애인들에게는 더 큰 걸음의 용기가 된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전동휠체어로 활동의 제약이 많이 줄어들게 된 만큼, 저 같은 재가장애인들이 집 밖으로 나와서 비장애인과 더불어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열심히 활동하겠습니다”
영미씨에게 아름다운 희망의 날개가 된 전동휠체어. 아름다운 날개로 더 많은 장애인들을 향해 힘찬 날개짓을 하는 영미씨에게 뜨거운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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