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인천의 성격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개발공화국’이다. 송도, 청라, 영종 경제자유구역의 개발열풍을 비롯해, 인천 거의 모든 지역에 해당되는 170여 곳의 도시개발사업, 2014년 아시아경기대회를 대비한 개발 등은 인천을 개발광풍도시로 만들고 있다.

한마디로 정신이 없을 정도다. 이를 반영하듯 아침에 배달되는 지역신문의 1면 주요기사는 대부분 개발관련 기사로 채워지고 있다. 아침신문을 보기가 두려울 정도다. 그러나 지역신문들은 개발의 광풍 뒤에 서민이 격어야 하는 고통은 애써 외면하고 있다.

인천의 개발 광풍은 서민들에게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서민들의 보금자리인 빌라, 연립주택의 가격이 폭등하고 있는 것이다. 2006년 기준 국토해양부 공시가격 4500만원이던 빌라가 현재 1억 2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공시가격과 실거래가의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2배 넘게 뛰어버린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전세가격이다. 불과 몇 달 전 3500만원하던 빌라의 전세가격이 6500만원으로 상승했다. 빌라와 연립주택의 거래가격과 전세가격이 이렇게 뛰어버린 것은 도심 재개발사업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개발에 대한 기대심리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투기 목적으로 재개발 예정지의 빌라나 연립주택을 집중 매입하고 있는 투기세력도 무시할 수 없는 원인이다.

더구나 개발 사업이 순차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인천시내 170여 곳이 동시에 이뤄지다보니 늘어난 전세 수요 등을 감당하지 못해 전세가격이 폭등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빌라라도 한 채 가지고 있으면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재개발 지역의 빌라 소유주들이 대부분 외지 사람이라는 얘기를 듣고 보면 할 말이 없어진다. 집이 없는 전세 서민들은 꼼짝없이 거리로 나앉게 생겼다. 내 집 마련의 꿈은 아예 포기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런 개발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 누구를 위한 개발인지 모르겠다.

인천의 개발광풍은 그나마 도시에 남아 있던 공동체마저 파괴하고 있다. 개발사업 추진을 둘러싸고 이웃과 이웃이 반목하며 싸우고 있다. 인천시내 곳곳이 싸움터를 방불케 한다. 사라져가는 공동체를 복원하고 만들어내야 할 판에 조금 있는 공동체마저 파괴하고 있으니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개발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

더 한심한 것은 개발사업의 인·허가권을 가지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다. 개발계획을 입안하는데 열을 올리고, 민간이 제출한 개발 사업에 대한 인·허가는 열심히 내주면서 그로 인해 벌어지고 있는 서민의 고통은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에게 개발만이 중요할 뿐 서민의 주택가격이 상승하든, 전세가격이 폭등하든 남의 일이 되어버린 것이다. 전세가격이 어떻게 상승하고 있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런 개발 안 된다. 서민에게 고통 주는 개발 안 된다. 적어도 개발에 앞서 서민이 받아야 할 고통을 세심하게 헤아리고, 대책을 마련하면서 개발에 나서야 한다. 서민의 눈에 피눈물 나게 하면서 개발하는 것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 박길상
박길상씨는 평화와참여로가는 인천연대 사무처장을 지냈으며, 현재 인천연대 감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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