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아들이 35일째 파업 중인 항만예인선 노동자 아버지에게

우리 아빠는 거대한 배를 끌고 다니는 멋진 바다의 왕자입니다.
하지만, 주말에 한 번도 쉬지 못하기 때문에 남들처럼 아빠랑 놀이공원조차 갈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언제부턴가 아빠가 집에 들어오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엄마도 월급을 가져다주지 못하는 아빠가 원망스럽다고 했습니다.
한 달 전부터 아빠 회사가 파업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들었습니다.

오늘 처음으로 아빠가 근무하는 바다로 나가 배도 보고 재밌는 게임도 하면서 아빠의 숨결을 느꼈습니다.
엄마도 울음 섞인 편지글로 그간의 원망스러움을 사랑으로 대신하였습니다.
돈을 안 갖다주어도, 아빠랑 놀이공원조차 갈 수 없어도, 우리는 행복합니다.
아빠가 자랑스러운 우리 가족의 든든한 희망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깜깜한 어둠속에도 묵묵히 길을 안내해주는 등대 빛처럼,
아빠도 하루빨리 바다의 왕자로, 저의 영웅으로 예전처럼 돌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아빠, 힘내세요 !
사랑해요.

 - 항만예인선노조의 '가족 초청 행사'가 있던 날, 어느 조합원의 초등학생 아들이 읽은 편지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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