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들의 어이없는 추태가 인천에서 일어났습니다. 정말 개념 없는 추태입니다. 국방대학원에 파견되어 있는 인천시 고위 공무원이 국방대학원생 8명과 룸살롱에 간 것입니다. 그것도 인천시 관용버스를 동원해서 말입니다. 관용버스를 동원해 룸살롱에 간 것만으로도 비난의 대상이지만, 이들이 룸살롱에서 벌인 행태는 더욱 가관입니다.

룸살롱에서 술만 마셨다 해도 비난의 대상이 될 텐데, 이들이 여성접대부를 앉히고 맥주와 양주를 섞은 폭탄주를 마셨다니 기가 막혀 말이 나오질 않습니다. 국방대학원생들이 대부분 고위 공무원임을 감안할 때, 이 사람들 정말 고위공무원 맞습니까? 더 기가 막힌 것은 인천시 어윤덕 정무부시장이 이 자리에 함께했다는 것입니다. 정무부시장은 이들에게 어른의 위치입니다. 어른으로서 따끔한 충고는 고사하고, 이들과 어울렸다니 인천시 공무원들의 공직기강이 걱정됩니다.

이들이 룸살롱에 간 지난 16일을 생각하면 더욱 분노가 치솟습니다.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수입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촛불시위가 연일 계속되고 있는 때였습니다. 국민의 분노를 누구보다 걱정해야 할 고위 공무원들이 여성접대부를 앉히고 폭탄주를 즐겼다니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더구나 이 날은 화물연대의 파업으로 정부가 국가위기경보시스템을 가동해 위기경보를 최고 수준인 ‘심각(RED)’으로 상향 조정한 때였습니다.

정부가 대책마련에 부심할 때였습니다. 이들에게 촛불시위나 화물연대 파업은 남의 일이었습니다. 별로 기대는 하지 않지만 공무원이라 함은 국민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업 아닌가요? 이들은 자신들이 고위직 공무원이라는 것을 망각한 것입니다. 이들의 머릿속에 국민은 없고 룸살롱의 화려함과 은밀한 쾌락만이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가 낸 세금으로 월급 주는 것이 아까울 따름입니다.

이들은 국방대학원에서 국방력과 국가안보에 대해 배우는 사람들입니다. 국방력의 제1조건은 국민의 일치된 단결력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들은 국방력을 심각하게 떨어뜨리는 행위를 한 것입니다. 국가적 위기에 룸살롱에서 술이나 마시는 공무원을 믿고 따를 국민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이들은 국가와 공무원에 대한 불신만 키워 놓은 셈입니다. 결국 국방대학원생들이 국방력에 구멍을 낸 셈입니다. 그것도 룸살롱의 폭탄주로 말입니다.

보수 언론들은 촛불시위가 국가를 위기로 몰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국가를 진짜 위기로 몰고 있는 것은 국가적 위기 상황에 관용버스를 동원해 룸살롱에서 여성접대부와 폭탄주를 마시는 고위 공무원이라는 것을 깨달아 주었으면 합니다. 정부와 인천시가 이들을 어떻게 처리할지 지켜볼 일입니다.
▲ 박길상
*박길상씨는 평화와참여로가는 인천연대 사무처장을 지냈으며, 현재 인천연대 감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