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지속가능한 친환경 대중교통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혀 미래지향적인 교통정책이 기대된다. 얼마나 실효성을 거둘지 모르지만 모처럼 바람직한 정책이 나왔다.

지금 인천은 경제자유구역 개발, 도시재생사업 등 각종 개발 사업으로 인해 개발열풍이 불고 있다. 연일 언론 등을 통해 발표되는 각종 개발계획만 보더라도 정신을 못 차릴 정도다. 아시안게임 유치는 개발열풍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되고 있다. 경제자유구역 개발 등 각종 개발 사업에다 아시안게임에 필요한 경기장 건설 등이 더해져, 인천을 대한민국 개발의 메카로 만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어지럽기조차 한 각종 도시 개발계획이 인천을 새롭게 태어나게 하는 데 도움을 줄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무분별한 도시개발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발전시키는 데 장애가 될 가능성이 높다. 시청 주변의 고밀도 아파트 단지 난개발은 그 대표적 예다. 그래서 지금부터라도 인천의 도시계획을 다시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미래의 인천을 설계하는 데 있어서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점은 쾌적한 도시환경이다.

도시를 쾌적하게 만드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친환경적인 교통체계를 만드는 것이다. 차량에서 내 뿜는 매연은 쾌적한 도시환경을 파괴하는 주범이 되고 있다. 아울러 교통체증으로 인한 간접비용 지출은 심각한 수준이다.

문제는 인천시의 교통정책이 근본적으로 미래지향적이지 않다는 데에 있다. 인천시의 교통정책은 차량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교통체증을 해결하기 위해 도로를 새로 만들고 넓힌다든지, 주차난 해소를 위해 주차장을 건설한다든지 정도의 수준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인천시의 친환경 대중교통정책 추진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교통정책은 시민의 삶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 만큼 근시안적인 정책에서 벗어나 새로운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차량중심으로 교통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에서 사람중심으로 해결하는 것이다. 즉 인천을 걷기 편하고, 자전거 타기 좋은 보행자중심의 도시로 만드는 것이다. 현재처럼 보도 위에 줄긋기 방식의 자전거 전용도로가 아니라, 차선을 줄여서라도 자전거를 안전하게 탈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

이미 유럽의 선진도시들이 차선을 줄이고 보행자와 자전거가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교통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친환경적이고 보행자중심의 교통정책은 인천의 미래를 위해서 필요하다. 특히 고유가시대에 걷기 편하고, 자전거 타기 좋은 보행자중심의 교통정책은 에너지 절약과 인천의 환경을 획기적으로 바꿔놓을 것이다. 인천시가 얼마나 의지를 가지고 추진하는지 지켜볼 일이다.
▲ 박길상
*박길상씨는 평화와참여로가는 인천연대 사무처장을 지냈으며, 현재 인천연대 감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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