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의 관문이라 할 수 있는 부평역교통광장의 기능 개선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부평구도 같은 목소리를 적극 내고 있다. 당연한 일이다. 지금의 부평역교통광장은 광장의 기능도 대중교통 환승의 기 능도 제대로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 큰 이유는 시민들이 불편하다는 데 있다. 그 목소리는 분명, 인천시로 향하고 있다.

부평역사 통계에 따르면, 부평역을 이용하는 하루 평균 승객은 23만명에 달한다. 15만명이 환승을 하고, 8만5000명이 승하차를 한다. 역 일대 지하도를 이용하는 사람들까지 합치면 유동인구는 50만명을 육박한다. 그러나 대중교통 환승시스템은 낙제점이다. 간선버스와 지선버스가 광장으로 들어오지 않고 대부분의 승강장이 광장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버스에서 전철, 전철에서 버스로 갈아타기 위해서는 미로 같은 땅 속을 헤매야 한다. 힘겹게 지상으로 올라와도 행선지로 가기 위해서는 다시 땅 속으로 내려가야 한다. 도로를 건널 수 있는 횡단보도가 없다.

이로 인해 부평의 얼굴인 교통광장은 늘 썰렁하다. 교통광장 한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는 쉼터공원은 그 기능을 상실한지 오래다. 쉼터공원의 조형물은 흉물이 됐고, 넓은 공간은 밤낮으로 노숙자들의 전유물로 전락했다.

이를 바꿔야 한다고, 지역 상권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라고, 지난 2000년 1600여명이 서 명한 청원서가 인천시에 제출됐다. 그러나 8년이 지난 지금도 변함이 없다. 그리고 이제,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지만 인천시가 지속가능한 친환경 대중교통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버스노선의 굴곡을 직선화하고 지하철과 간선버스가 바로 연결될 수 있는 환승위주 교통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현재 용역 중이란다. 차량중심이 아닌, 사람중심이라는 표현도 나온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이 우리 눈앞에 현실로 펼쳐질진 알 수 없다. 코앞에 놓인 부평역교통광장을 놓고 보아도 그렇다. 인천시 관계자에 따르면, 2009 도시엑스포와 2014 아시안게임, 경제자유구역 개발, 도시재생사업 등으로 인해 사업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다. 인천시가 도시균형발전을 꾀한다며 구도심 24곳에 대한 발전계획을 발표했고, 그 안에 선도 사업으로 부평역교통광장 기능개선 사업이 있었지만, 뒷전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안상수 인천시장에게 ‘시청에서 지하철을 타 부평역에서 내려 미로 같은 지하도를 걸어 문화사거리 앞에서 또는 옛 진선미예식장 앞에서 버스를 타고 산곡동이나 삼산동으로 한번 가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러면 평구민들이 말하는 ‘구도심 홀대론’ ‘부평구 홀대론’이 무슨 뜻인지 알 수 있지 않을까, 부평구민들이 원하는 명품도시가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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