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월 22일은 ‘아동성폭력 추방의 날’이다.

지난해 제정됐으니 올해로 두 번째다. 관련 행사가 이번 주에 전국 곳곳에서 열린다. 인천지역에서도 이틀 동안 인천지하철 인천터미널역사 중앙광장 등에서 관련 만화 전시회와 캠페인이 열린다.

‘아동성폭력 추방의 날’은 2006년 용산 아동성폭력 살해 사건을 계기로 그 심각성을 알리고 사회적 경각심을 일깨워 국민적 공감대를 확산하기 위해 여성가족부와 국가청소년위원회가 지난해 제정했다. 이날만큼은 아동성폭력에 대해서 관심을 갖자는 취지다.

13세미만 아동대상 성폭력 피해신고는 전체 성폭력 신고의 약 7%나 되고,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2007년 성폭력 피해자 1만 5325명 중 13세미만 아동이 1081명(7.1%)으로, 성폭력 특성상 알려지지 않은 잠재적 피해자까지 포함한다면 그 숫자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아직은 미약하긴 하지만 아동성폭력을 예방하고 대응하기 위한 몇몇 장치들이 우리나라에도 마련되고 있다. 성폭력관련 의료·수사·심리·법률 등 통합적인 지원을 위한 1366 긴급전화 시스템이나 원스톱지원센터가 있다. 전자팔찌 착용이나 신상 공개범위 확대, 형량 강화 등 성폭력범 처벌도 점차 강화되고 있다. 그동안 13세미만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자의 이름과 나이, 직업만 공개됐지만, 4일 이후부터는 사진이나 실제 거주지, 직장, 차량번호와 같은 자세한 신상정보까지 관할 경찰서에서 열람할 수 있다.

하지만 처벌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아동성폭력은 여타의 성폭력과 달리 그 피해가 전 생애에 걸쳐 지속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성폭력을 당한 아동의 심리적 후유증은 성인보다 훨씬 심하다. 자기혐오증이나 이성혐오증, 공포증과 우울증을 발생시킬 수 있으며, 나이가 어릴수록 의사표현 능력이 낮고 인지하기도 어려워 몸으로 겪은 상처를 고스란히 갖고 성장하기도 한다. 가해자의 절반이 청소년이라는 것도 아동성폭력의 심각성을 더한다. 자신보다 약한 아동에게 성폭력을 행사하게 되는 것이며, 커서도 성폭력을 행사할 확률이 높아 예방교육이 절실하다.

아동성폭력은 사회에 뿌리 깊게 내린 성차별과 인권을 경시하는 굴절된 사회가 만들어낸 깊은 속병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연유로 예방은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아동성폭력의 심각성에 대해서 인지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권력에 의한 차별이 없어지지 않는 한 아동성폭력도 사라질 수 없겠지만, 사회적 공감대가 커질수록 빠르게 줄여나갈 수 있을 게다. 2월 22일, 하루만이라도 아동성폭력에 대해 관심을 갖고 주변의 아동들을 살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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