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주민 다수의 반대에도 불구, 서부간선수로 ‘삼산동 청천로~서운동 봉화로’ 구간의 도로건설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시는 지난 1일 부평구와 계양구 주민들을 대상으로 시차를 둬 ‘서부간선수로 도로건설 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예상대로 시는 이날 도로건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부평구에서 제안했던 서울외곽순환도로 하부 도로건설(안)에 대해서는 ‘그곳에 도로를 놓더라도 서부간선수로에 4차선 도로를 놓아야 한다’고 했다. 다만, “아직 시의 안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며 “주민들의 의견을 모아 의견서를 제출하면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주민들의 의견을 모아 제출하면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니, 참 어이없다. 아직도 주민들의 의견이 무엇인지 몰라서 그러는 것인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그냥 도로건설을 밀어붙이겠다는 것 아닌가.

시가 내세우는 주장은 부평로·계양로·장제로의 교통 혼잡을 완화하기 위해 계양구와 부평구를 잇는 도로가 필요하고, 그 도로를 선부간선수로에 놓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실효성은 입증되지 않았다. 주민 대다수는 도로를 놓아도 교통정체 해소에 큰 역할을 못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같은 이유로 계양구 설명회에서도 ‘계양구 주민들은 찬성한다’는 시의 주장과는 달리 만만치 않은 반대의견이 나왔다.

시는 지난 2004년 시의회 시정질문에서 “인근 장제로와 서울외곽순환도로 개통 등으로 교통여건이 개선돼 굴포천 하천 살리기 사업과 연계, 서부간선수로의 수변 녹지 공간 조성 등을 통해 지역주민의 생활환경이 개선될 수 있도록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애초 도로계획이 없었고, 시가 부평구의 요구로 이미 도시계획 도로를 폐지하는 것으로 공람공고까지 해놓고 다시 도로를 놓으려고 밀어붙이는 것을 주민들은 납득하기 어렵다. 특히 수백억원을 들여 굴포천 자연형 하천 공사를 하고 한강 물을 끌어올 것이면서, 물이 흐르는 곳을 메워서 도로를 놓으려는 이유를 도대체 알 수 없다.

최근 시가 발표한 ‘인천시민 생활·의식조사’ 결과, 부평구의 경우 자연환경이 좋아서 현 거주지를 선택했다고 응답한 비율이 2.4%에 그쳤다. 이는 부평구의 자연환경이 매우 열악함을 말해준다. 또한 부평구가 2005년 내놓은 환경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부평 도심은 날로 더워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식혀줄 녹지축 조성과 하천 녹지화가 절실하다.

이런 마당에 있는 물줄기를 메워 도로를 놓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시가 주민을 위한 행정을 펼치려 한다면 당장 도로건설계획을 폐지하고, 서부간선수로를 생태하천으로 조성해 주민들에게 돌려주는 것이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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