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정훈금속


 
▲(주) 정훈금속 이정희 대표이사  

이제 막 가공을 마친 쇳덩이 부품들이 공장에 들어온다. 자동차 부품으로 쓰이기 위해 깎이느라 기름으로 범벅된 부품들은 일단 기름때를 벗어야 한다.

몇 번의 공정을 거쳐 기름이 완전히 제거되면 마지막으로 물 세척을 통해 표면 처리, 일명 도금 직전 상태가 된다. 아연 혹은 아연·니켈합금 도금 과정을 거치고 나면 자동차 곳곳에 쓰이는 부품이 된다.

주식회사 정훈금속(대표이사 이정희·52)은 바로 이 자동차 부품 표면처리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다. 엔진부품·조향장치·각종 볼트에 이르기까지 정훈금속에서 표면처리를 거치는 부품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렇게 표면 처리된 자동차 부품들은 한라나 만도기계로 납품돼 국내 자동차 3사로 공급된다. 

인천에만도 정훈금속과 같은 자동차 부품 표면처리 업체가 40여개 되는데, 이 중 에스큐(SQ=Suppliers Quality) 인증을 보유한 업체는 10여개에 불과하다. 에스큐 인증을 획득해야만 국내 최대 자동차 회사인 현대·기아자동차에 부품을 납품할 수 있다.

에스큐 인증평가제도란, 이를 테면 1차 협력업체에 부품을 납품하는 2차 이하 협력업체에 대한 실사인증평가로 평가 시 일정 점수 이상을 획득하면 공식적인 협력업체로 등록되는 제도라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에스큐 인증 업체일 경우 제품개발에 대한 우선지원과 거래의 지속, 원·부자재의 상호 거래인정 등 여러 가지 혜택이 주어진다.

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거래를 전면 중단시키고 있어 2차 이하 협력업체 입장에서는 회사의 사활이 걸린 아주 중대한 사안이다. 때문에 이정희 사장 역시 에스큐 인증에 각별한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안정적인 공급은 물론 제품의 품질을 인정받기도 하는 것이라, 이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이 사장은 “표면처리의 핵심은 도금의 두께와 적청(염수에 담갔을 때 녹스는 정도)이다. 도금 두께는 너무 두꺼워도 얇아도 안 된다. 자동차마다 요구되는 수준이 있는데 그 수준을 맞춰야 한다”며 “때문에 이를 맞추기 위해 우리 회사는 첨단 실험 장치와 계측기를 통해 자체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하나는 바로 적청이다. 아연도금의 경우 염수에 담갔을 때 240시간이 기준이고, 아연·니켈합금 도금의 경우 1000시간 동안 녹슬지 않아야 한다. 이를 통과해야만 물건을 납품할 수 있다. 자동차의 내구성이 좋아졌다는 것은 바로 이 표면처리 기술이 발달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에, 현대·기아차나 지엠대우차의 내구성은 바로 정훈금속의 표면처리 기술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결국 원자재 가격이다. 납품가격이 급등하는 원자재 가격과 별반 차이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자동화설비를 늘려가고 있다.

그는 “5년 전에 아연 가격이 킬로그램당 800원대였다. 근데 지금은 3000원대다. 무려 4배 이상 올랐다. 헌데 납품단가는 큰 변동이 없다. 결국 사람 줄이고 장비 늘려 생산성을 맞추는 방식으로 간다. 이 문제는 나한테만 해당하는 게 아니라는 거다. 새해에는 중소기업의 이런 문제점이 해결되고 경기도 좋아지면 좋겠다”고 새해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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