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세창금속


▲김광수 (주)세창금속 대표이사

청천동 청천농장에 있는 (주)세창금속(대표이사 김광수·59)은 정말 특이한 회사다. 보통 회사의 핵심은 영업이라 할 수 있다. 때문에 영업사원의 임무는 막중하고, 대부분의 회사는 영업부를 따로 두기 마련이다.

헌데 세창금속은 영업부서는커녕 영업사원도 없다. 게다가 회사와 제품을 소개하는 카탈로그도 없다.

일반인은 물론 같은 기업인이 보아도 이해되지 않는 대목이지만, 김광수 사장은 이렇게 말한다.

“제품이 좋으면 찾아 오기마련이다. 오로지 정직함과 성실함으로 승부한다. 내가 만든 제품이 이 세상 최고라고 생각한다. 나뿐만 아니라 같이 일하는 직원들이 나와 나이가 비슷하거나 몇 살 아래인데, 우리는 우리의 실력과 품질을 믿는다”

불량률 0.01%도 채 안 되는 걸 보면 그의 제품에 대한 자부심이 지나칠 만도 하다.

영업부를 따로 두지 않고, 카탈로그를 만들지 않는 데는 그 만한 이유가 있는 법. 세창금속은 주로 수도꼭지와 수도관 등을 만들어 계림유업이나 신우워터스에 납품한다. 국내의 대표적인 화장실·욕실 수도와 변기 전문업체가 세창금속 제품을 갖다 쓸 수밖에 없다는데, 여기에는 세창금속만의 특징, 세 가지가 있다.

수도꼭지와 관은 주로 황동으로 만들어진다. 하나의 수도꼭지와 관이 나오기까지 원자재인 황동을 녹여 틀에 붓고 주조를 한 뒤 이를 다시 전용기에 넣어 가공한 다음 다시 연마를 하고 도금을 하는 과정을 거친다. 세창금속은 이중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원자재 선택과 가공·연마 과정에서 장인정신을 발휘하고 있다.

수도꼭지와 관은 물을 담고 있기 때문에 황동에 다른 이물질이 섞이면 안 된다. 실제로 중국에서 한국의 기술을 모방하긴 했지만 황동이 아닌 아연으로 만들었던 적이 있다. 김 사장은 “아연은 황동과 달라 물에 부식돼 침전이 생기는데, 이 침전물이 관에 쌓이게 된다. 때문에 아연은 사용이 금지돼 있는데, 중국에서는 이를 사용해 난리가 났다”고 설명했다. 세창금속은 원자재인 황동 100%만을 고집한다.

두 번째는 30년 가까이 된 숙련기술공을 보유하고 있어 가공과 연마공정에서 따라올 자가 없다는 것이다. 전용기가 쇠를 깎는 소리만 들어도 깎는 날에 이상이 있는지, 잘 깍이고 있는지를 알 정도라고 한다. 마찬가지로 표면을 깨끗이 다듬는 연마를 할 때도 이들 숙련공의 실력은 빛이 난다. 보통 80방 사포에서 600방 사포를 쓰는데, 핵심은 이 사포를 다룰 줄 아는 기술이라고 한다.  

이러한 장인정신 덕에 세창금속은 성장해 지금은 김포공장까지 설립해 운영해가며 나날이 발전해 가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김 사장은 바쁜 회사일 외에도 여러 복지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올해에는 자신이 직접 키운 배추 500포기를 김장해 독거노인 등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회사에는 김 사장을 이어 일을 배우고 있는 아들이 있다. 김창일 부장이다. 김 사장이 김 부장에게 회사운영과 기술을 가르치면서 제일 앞에 놓는 말이 있다. 그것은 ‘줄 것부터 챙겨야한다. 내가 받을 것부터 챙기지 말고 줄 것부터 챙겨놓은 다음 내 것을 챙겨야 한다’이다.

기업 활동에 있어서 납품업체를 먼저 챙기는 그의 씀씀이는 오늘날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관행에 비춰볼 때 더욱 눈길 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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