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경비회사 국제종합관리(주)


▲정일형 국제종합관리(주) 대표이사

암울했던 군사독재시절인 1976년, 국내 각종 치안수요를 담당하기에는 경찰력이 부족해 청원경찰제도와 민간경비회사 등을 설립할 수 있는 경비업법이 제정됐다.

지금 경비회사는 간단한 신고 절차를 마치면 설립할 수 있지만 당시에는 신고제가 아닌 허가제로 사업자의 8촌까지 인적조사를 실시해 각종 범죄기록은 물론, 사상까지 파헤쳤다. 이로 인해 친일 등의 경력이 있는 경우 설립 자체가 불가능했다.

지난 1988년 설립된 국제종합관리주식회사(대표이사 정일형)는 민간경비회사로 이른바 경비용역과 시설관리용역이 주된 업무다. 민간경비업법에서 정하는 공장·기업·대규모시설물·대형건축물 등의 경비를 맡고 있다. 국제종합관리(주)가 20년째 맡고 있는 청천동 소재 로얄토토가 대표적인 예다.

국제종합관리(주)에는 200여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자칫 생각하면 용역소개소로 생각하기 쉬우나 이와 달리 한 기업이 회사의 공장과 기계설비·전기시설 등에 대한 경비를 의뢰해 오면 계약을 체결한 뒤, 경비에 필요한 인력을 채용해서 현장에 배치한다. 현재 국제종합관리(가) 맡고 있는 현장은 70여 곳에 이른다.

이렇듯 적지 않은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것은 정 사장이 회사 설립 때부터 지금까지 지켜온 원칙 덕분이라 할 수 있다. 그 원칙은 바로 ‘약속은 지킨다’이다. 인천경비협회 총무이사를 맡고 있기도 한 정 사장은 그 지위를 이용해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영업을 할만도 한데 영업은 일체 하지 않는다. 대신 그는 경비를 의뢰한 기업이 다른 기업을 소개해주는 방식을 택했다. 지금 70여 곳의 현장은 국제종합관리(주)의 서비스에 만족한 기업들이 ‘국제종합관리가 괜찮다’며 하나 둘 소개해 준 곳이다. 

그가 정한 두 번째 원칙은 경비업법을 준수하는 것이다. 1998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조계종 사태’ 때 국제종합관리(주)로 용역의뢰가 들어왔다. 용역을 대면 당시 상당금액을 받을 수 있었지만 정 사장은 바른길이 아니라는 판단에 망설임 없이 용역을 거절했다. 정 사장은 “시위 현장이라든가 노사분규 현장 등은 법적으로 금지돼 있다”며, 이 원칙을 지켜갈 뿐이라고 말했다.

매일 오전 8시 30분이면 모든 현장에 대한 브리핑을 받는 것으로 하루 업무를 시작하는 정 사장은 현장을 일일이 챙긴다. 또한 회사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직원들의 복장을 20년째 손수 정리하고 있다. 아울러 국제종합관리(주)에 고용돼 일하는 사람의 80%는 50대 중반에서 60대 초반인데, 이들이 가장 일선에서 업무를 보고 사람들을 대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재해·재난 등에 대처하는 경비업무 교육 외에도 매월 2회의 서비스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한편, 아파트경비원 등 감시적 근로자들에게도 최저임금제가 적용돼 올해는 최저임금의 70%, 내년에는 80%, 2010년에는 최저임금의 100%를 지급해야 한다. 이로 인해 요즘 아파트단지를 중심으로 인원을 줄이거나 자동화시스템을 도입하는 경우가 늘다보니 정 사장도 재정운영에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는 “효율성도 중요하지만 경비업에 대한 인식전환이 먼저”라고 운을 뗀 뒤,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잘못됐다. 자기 부모라고 생각한다면 경비원을 지금처럼 바라보거나 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여기 오는 사람이 대부분 연령이 높은 사람들이다. 우리나라 산업화의 주역인 동시에  피해자인 셈인데, 최저임금제 도입과 더불어 의뢰를 요청하는 사람들도 이에 동의하고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덧붙였다.

20년 넘도록 경비업에 종사하면서 자신이 정한 원칙과 약속을 지켜가는 정일형 사장. 그의 말 속에서 효율성뿐 아니라 고용안정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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