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안상수 인천시장 후보가 성추행 사건을 일으킨 최연희 의원을 옹호하는 발언을 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또한 안 시장의 발언이 언론에 보도되자 여성단체를 중심으로 시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파장이 확산되고 있으며, 인천시가 홈페이지에 올린 시민들의 항의성 글을 삭제해 또다른 논란도 일고 있다.

지난 10일 <노컷뉴스> 인턴기자는 안 시장이 9일 선거사무실 개소식에서 “최연희 의원 성추행은 기자와 친해지려고 했을 뿐이고, 성추행은 의도를 가지고 여러 번 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했다.

이에 인천지역 여성단체들이 안 시장의 성추행 옹호 발언에 강하게 반발하며, 안 시장의 대국민 사과를 촉구하며 나섰다.


▲ 인천지역 여성단체들이 지난 10일 시청 현관 앞에서 안상수 시장의 최연희 의원 성추행 옹호 발언을 규탄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장호영


여성·시민단체, “안시장 윤리·인권 의식 천박함 드러내”


인천여성회, 참교육 학부모회 인천지부, 반미여성회 인천본부, 공무원노조 인천지역본부, 민주노총 인천지역본부, 전교조 인천지부 여성위원회, (사)청소년 인권복지센터 내일은 공동으로 11일 시청 현관 앞에서 규탄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안상수 시장은 성폭력 개념도 없을 뿐 아니라 성추행의 사회적 심각성을 모르는 순진함이 지나쳐 윤리의식이나 인권의식의 천박함을 드러냄으로써 피해 여성에게 2차 폭력을 가했다”고 밝혔다.

또한 “시민들과 어린이들이 성폭력 위협과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시 정책을 마련해야 할 시장이 오히려 성폭력 범죄를 양산하는 발언을 한 것을 더 이상 용인할 수 없다”며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이런 오만하고 불손한 발언을 한 안 시장은 국민에게 사과하고 성폭력 예방 교육부터 받으라”고 일침을 가했다.

인천참여자치연대, 평화와참여로가는 인천연대 등 시민단체들도 성명을 발표하고 안 시장의 발언에 대한 도덕적 책임과 사과를 요구했다.

이들은 “인천시장 후보로서 도덕적 자질이 의심된다”며 “인천시민과 성추행 피해 당사자에게 머리 숙여 사죄하지 않을 경우 여성계를 포함한 시민사회와 함께 안상수 시장의 낙선운동을 검토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사건에 대해 안 시장 측근은 “선거사무실 개소식 이후 식사자리에서 30~40분 대화했는데, 그 중 1~2분 했던 대화를 앞뒤 생략하고 이 부분만 확대해 크게 보도한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식사 도중 인턴기자에게 좋은 기자가 되라는 덕담 등의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 이런 대화가 있었는데 침소봉대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해명했다.


타 당도 안 시장 발언
한나라당 맹공


열린우리당은 이번 안 시장 발언을 계기로 한나라당과 관련된 그동안의 성추문 관련 사건을 모두 들춰내 한나라당에 맹공을 퍼부었다.

열린우리당은 논평을 통해 “최연희와 안상수, 박계동 이들이 한나라당이고 이 범죄자들을 비호하는 당이 한나라당”이라며 “얼마나 부패한 정당이면 친해지려고 성추행까지 한단 말이냐”고 한나라당의 도덕 불감증을 비난했다.

민주노동당도 “안상수 시장의 발언은 ‘상식 있는 정상적인 사람이 했다’고 하기에는 믿어지지 않는 것으로, 피해 여성에 대한 명백한 2차 가해 행위”라고 비난했다.
김성희 부대변인은 10일 논평을 통해 “한나라당 인사와 친해지기 위해서는 성추행을 감수하라는 말인지, 성추행이 한나라당의 사람 사귀는 패턴인지 묻고 싶다”고 안 시장의 발언을 비난했다.


인천시, 홈페이지 시민 항의글 삭제해 ‘물의’


한편 인천시가 안 시장의 최연희 의원 성추행 옹호 발언에 대해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항의한 시민들의 글을 무단으로 삭제해 논란이 되고 있다.

시민 조현재씨는 “인천시가 지난 10일부터 시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항의성 글을 무단으로 삭제했다”며 “시민의 자유로운 의사표현을 일방적으로 막는 것은 인천시가 안 시장을 감싸는 행위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 인터넷 관리 부서 담당자는 “지방선거 관련 글을 삭제하기로 공지사항을 통해 밝혔기 때문에 아무런 하자가 없다”며 “10일 아침에 10여 건의 글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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