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니어그램 4유형 <예술가> - 예민하고 내향적인 유형

사람들은 낭만주의자, 개인주의자인 4유형을 이렇게 말한다.
“그는 품위 있고 고상한 사람입니다. 미적으로도 매혹적이죠. 분위기나 상징적 표현이 남들과는 정말 다르고 매우 독창적인 사람입니다. 아무리 볼품없고 촌스러운 것도 그 사람의 손과 마음이 닿으면 전혀 다른 분위기로 바뀐답니다. 그런 사람이 없다면 세상은 삭막하기 이를 데 없을 거예요”

예술가형인 4유형은 심미안(審美眼)이 있고 창조적이며 아름다움과 조화로움에 민감한 사람들이다. 그래서 예술 방면에 재능이 있고 표현 또한 개성적이고 독창적이다. 그리고 어떤 형태로든 눈에 띄는 사람들이다. 자연에 대한 친화력이 큰 사람들로 풀잎과 꽃들과도 대화를 할 수 있을 만큼 정서적인 강도가 높은 사람들이다.
그러나 자신만의 고유함, 특별함에 너무 집착하는 4유형은 내 느낌, 내 감정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개인적이기도 하고 사소한 일에도 쉽게 깊은 상처를 받을 수 있다. 특히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다고 느낄 때 소외감, 자기연민에 빠지거나 의기소침해지고 심하면 우울증, 격렬한 분노를 보이기도 한다.

자신의 감정에 주관적이고 일관성 없음은 현실에 무책임해질 수 있고 틀에 짜여진 조직생활에 적응을 잘 못할 수 있어 주위 사람들에게 무거운 짐이 될 수도 있다. 
특히 부모의 이런 감정 변화와 침울함은 자녀들에게 두려움을 줄 수 있다. “학교가 끝나고 집에 올 때면 언제나 엄마의 눈치를 살펴야 해요. 기분이 좋을 때면 온 집안을 환상적으로 꾸미시고 포플러 잎사귀에 볶음밥을 담아주시기까지 하지만 우울한 날이면 이불을 뒤집어쓰고 누워서 밥 줄 생각도 하지 않으세요. 엄마가 왜 그러시는지 아무도 알 수가 없어요. 저와 동생은 ‘엄마가 오늘도 아프면 어쩌지?’ 걱정하며 집으로 가곤 합니다”

4유형들은 어린 시절 한쪽 부모의 죽음이라든가 부모의 이혼과 같은 충격적인 변화나 부모의 편애 등으로 어린 아이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웠던 고통스러운 상실과 단절, 소외 등의 경험을 기억한다. 상실감을 회복하기 위해 이들은 자신의 특별함으로 남들에게 인정받기를 선택하고 자신이 꾸민 세계에서 연극적인 삶을 살려고 한다.

인생의 전반에 우울감이 있는 이들은 ‘죽음’, ‘고독’, ‘이별’ 등과 같은 삶의 비극적인 주제에 익숙해서 자신의 죽음을 상상해 보지 않은 경우가 없다고 한다.
“저는 밀폐된 방안에서 좋아하는 백합꽃을 가득 채우고 그 향기에 취해 자는듯이 죽는 상상을 합니다”
고유함과 특별함에 광적으로 유혹을 받는 이들은 자신이 남들과는 달라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동시에 평범한 모든 이들에게 질투를 느낀다. 소유하게 되면 실증을 느끼고, 멀어지면 그리워하는 것을 반복하면서 4유형들은 진퇴양난에 빠지기 쉽다.


4유형들이 자신의 딜레마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길은 자신의 감정에 대한 강한 집착을 인정하고 그것을 내려놓는 것이다. 그럴 때 자신의 능력과 재능이 유용하게 발휘되고 현실과의 교감을 통해 건강한 정서적 삶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4유형은 정서적 강도가 높아 동정심도 많고 다른 사람들의 기분, 감정을 어느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을 성숙한 방향으로 성장시킨다면 훌륭한 상담자가 될 수 있는 사람임을 스스로 인정할 수 있어야겠다.

한국 에니어그램 지도자
천주교인천교구 부평노동사목(502-3006) 상담실장
김은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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