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연재를 시작하며…

한국 에니어그램 지도자
천주교인천교구 부평노동사목(502-3006) 상담실장
김은숙


복잡하고 바쁜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일과 사람관계 속에서 많은 갈등과 소외를 경험하게 된다. 번잡한 일상 속에 잠시 머무를 수 있는 여유가 없는 조건에서 ‘나는 누구인가?’라는 자기 정체감을 나름대로 찾으려 애쓰는 것도 사람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우리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어떻게 하면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는가에 관심이 많다. 그 이해를 돕는데 가장 많이 사용하는 도구가 자신과 타인의 성격 이해가 아닌가 싶다.

사람들은 어떤 상황과 사건,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세상을 살아간다.

그러나 동일한 경험에서도 사람들마다 반응하고 행동하는 양식은 각각 다르게 나타난다.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들 앞에서 거리낌 없이 자기표현을 하는데 나는 왜 소극적이며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 하는데 불안해하는가? 나는 친구를 사귀는 것이 참 좋고 즐거운데 저 사람은 왜 저렇게 어렵게 친구를 사귈까? 나는 어떤 일에 결정을 내리기가 매우 어려운데 다른 사람은 별 어려움 없이 쉽게 결정을 내릴까? 등등의 질문을 하게 된다.

사람들은 자신이 속한 집단의 관계 속에서 성격과 관련된 표현들을 자주 한다. 내성적인 사람이다, 고집이 센 사람이다, 독선적인 사람이다, 호탕한 사람이다, 꼼꼼한 사람이다. 친절한 사람이다. 편안한 사람이다, 명랑한 사람이다 등등의 표현으로 사람들의 성격에 대한 평가를 내린다.

성격에 대한 정의는 인간에 대한 입장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성격을 연구하는 이론가들만큼이나 다양하고 많다고 할 수 있다. 인간이 경험하는 환경과 그것에 반응하는 양식은 개개인마다 다르고 각 개인이 지니게 된 반응양식은 일정한 패턴을 가지게 된다. 다양한 성격의 정의를 바탕으로 성격이란 말이 함축하고 있는 여러 의미를 간단하게 표현하면 성격이란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개인이 지니게 된 비교적 독특하고 일관성 있는 심리내적 행동패턴이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연재될 성격이야기는 에니어그램에서 말하는 인간의 아홉 가지 성격을 바탕으로 이야기 하려고 한다. 에니어그램은 동양의 한 신비주의 종교에서 영적 지도의 도구로 구전으로 비장되어 오던 것을 현대의 심리학자들이 성격 유형론으로 체계화해서 보급하고 있는 내용이다.

엄마의 자궁으로부터 세상에 갓 태어난 아기는 그 자체로 부모에게는 선물이며 소중한 존재이다. 사람은 누구나 태어날 때 순수하고 아름다운 자아의 모습을 가지고 태어난다. 그러나 자라나면서 부모와 환경의 영향을 받고, 중요한 존재를 모방하고, 생존하기 위해 주어진 현실에 적응하면서 자기 얼굴을 만들어 간다. 다시 말해 세상의 요구에 응답하면서 생존하기 위해 몸부림친 흔적이 지금 자신의 모습, 즉 성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방식대로 표현하고 살아가기 때문에 많은 갈등과 직면하게 된다. 자기를 아는 만큼 남도 알게 되고 그랬을 때 관계에서도 자유로움을 맛보고 성숙하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스스로 어떤 방향과 어떤 모습으로 자기를 형성시켜 왔는지? 자신이 유지하고자 하는 모습과 회피하고자 하는 모습이 무엇이고, 집착하고 방어하는 것은 어떤 것이며 타인과 가장 갈등이 많은 요소는 무엇인지 등을 보며 자기 자신과의 만남을 통한 내적 여정이 되길 바란다.

 
▲ 김은숙 상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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