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유년 첫 번째 생존자 <마이 제너레이션>

‘우리영화를 사랑하는 인천사람들’이 나선다

 

 

지난달 25일 동인천 애관극장에서는 ‘우리영화를 사랑하는 인천사람들’(이하 우리영화모임)이 주축이 되어 <마이 제너레이션>의 시사회 자리를 마련했다.
‘우리영화모임’은 작품성을 인정받고서도 상업논리에 밀려 관객과의 소통이 차단된 우리영화를 재상영하고 이를 통해 상업화된 영화 관람문화의 고질병을 개선코자 만들어진 자발적 온라인 카페다.
이들은 이미 크고 작은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은 바 있는 <마이 제네레이션>을 올해의 1번 주자로 선정했다. 이날 모인 관객들은 카페 회원을 비롯해 알음알음으로 찾아온 사람들까지 약 100여명이다. 온라인 동호회 주관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적지 않은 성과다. 관객들이 얼마나 ‘가려진 영화’에 대해 목말라하고 있었는가를 반증해 준다.
이날 상영이 끝난 뒤 이 영화의 감독인 노동석씨가 직접 무대에 올라 관객들과 짧은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영화제작의 모티브를 묻는 한 관객의 질문에 노동석씨는 “현실에서 너무나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일들을 영화 속에서는 발견할 수 없다는 것이 의아했다”며 말을 이어나갔다.
“2002년쯤인가..... 친구들과 모인 술자리에서 한 녀석이 걸려오는 전화를 계속해서 받지 않는 거에요. 왜 받지 않느냐고 물어봤더니 카드빚 독촉 전화라서 피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한숨을 푹푹 쉬더군요. 신용불량자나 빈곤층이 소수의 이야기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것이 <마이 제너레이션>을 제작하게된 동기일 겁니다.”
극중의 남자주인공 ‘병석’이 카드빚을 갚기 위해 유일한 재산이자 보물1호인 카메라를 파는 것 또한 실제 그의 경험담이라고.
그의 경험이 말해주듯 영화 <마이 제너레이션>에는 100만 명에 육박하는 실업자와 수백만의 신용불량자가 양산되는 오늘의 현실이 극도의 사실주의로 그려진다. 개봉관이 거부하는 ‘초저예산’ 디지털 영화에 수많은 사람들이 박수를 아끼지 않는 것은 청춘의 싱그러움 뒤에 공존하는 암울한 시대상의 재연이 관객들로 하여금 충분한 공감대를 이끌어냈기 때문이리라.
이번 시사회에 참석한 사람들은 <마이 제너레이션>에 대해 ‘좋은 영화, 놓쳤으면 아까웠을 영화’라는 데 하나같이 입을 모았고 올해 계속해서 이어질 ‘우리영화모임’의 활동에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노동석 감독은 “이런 자발적인 시사회에 애써 찾아오시는 관객들을 만나고 싶었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것 또한 잊지 않았다.
올 한해도 계속될 상업영화의 봇물세례 속에서 ‘우리영화모임’의 이같은 노력은 인천지역의 영화소비자 권익을 찾는 작은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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