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아이 학교 보내기 ① … 초등학교

“입학 전에 글자나 셈 공부 안 하면 큰일난다”
“요즘은 부모 활동이 아이 학교 생활의 절반 이상이다”
“학과목 학원은 기본이고 예체능 학원 두엇은 기본이다”
마냥 어린애 같기만 하던 아이가 어느새 훌쩍 자라 학교에 입학할 나이가 됐을 때, 부모는 이웃 선배 부모들로부터 협박 아닌 협박을 듣게 된다. 그래서 아이의 입학을 앞두고 ‘이제 다 키웠다’는 뿌듯함보다는 학교라는 전쟁터에서 아이가 어떻게 적응해 나갈까 걱정부터 앞선다.
그러나 부모가 학교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게 되면 아이는 학교를 만나기 전에 학교에 대한 두려움부터 키우기 십상이다. “요즘은 이렇다더라” 하는 주위 분위기에 휩쓸리기 시작하면 아이의 학습에는 별 도움도 되지 않으면서 괴로움만 주게 될 수도 있다.
초등학교 입학까지 아이와 부모가 준비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꼼꼼히 점검하고 중요한 것부터 차근차근 준비해 보자.

 

입학 준비는 ‘천천히’, ‘일상적으로’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은 아이에게나 부모에게나 생활의 대변화를 요구한다. 따라서 입학 준비는 입학 전 벼락치기하듯 할 것이 아니라 오래도록 뭉근히 끓이는 뚝배기의 장처럼, 진득하게 이뤄져야 한다.
이때 부모가 삼갈 것은 ‘조급함’이다.
“내일 모레면 학교 가는데 아직도 늦잠이야?” “그래가지고 어떻게 학교 갈래?” “이름도 못 쓰면 학교 가서 친구들한테 놀림 받아”
부모가 아이를 다그치며 허둥대다 보면 아이는 학교에 대한 불안함과 공포를 가지게 된다. 아이가 학교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는다면 그것은 입학도 전에 학교생활의 실패를 이미 안고 가는 것이나 다름없다.
휴일을 이용해 산책하듯 아이가 다닐 학교를 둘러보며 아이가 학교에 대해 호기심과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대화를 하거나, 친구들이 많이 생길 것이라는 기대를 심어주면서 아이가 갖춰야할 태도를 천천히 설명해 주는 것이 좋다. 학교에서 사귀게 될 새로운 친구들과 재미있는 놀이에 대해 이야기해주며 학교생활에 대해 긍정적인 기대를 가지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초등학생이 되는 것에 대해 가족이 함께 축하해주고 잘 할 수 있다는 격려를 해주면 아이는 자신감을 갖게 된다.

 

선배 학부모, 교사의 조언에 귀기울여라

이웃 부모들의 말에 휩쓸려 이리저리 허둥대는 것도 문제지만 그렇다고 아무런 준비 없이 아이를 학교에 보냈다가는 아이도 부모도 당황할 수밖에 없다. 부모가 당황해하고 불안해하면, 아이는 학교생활에 흥미를 가지기 어렵다.
이웃의 선배 학부모들의 이야기를 잘 듣고 메모해두는 것이 좋다. 또한 여성단체나 학부모모임이 마련하는 예비학부모교실을 수강하는 것도 막연한 두려움을 없애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서점에 가면 초보 학부모를 위한 지침서도 나와있으니 미리 한 두 권 읽으면서 마음가짐을 가다듬는 것도 좋겠다. <우리 아이 입학 준비 어떻게 해야할까?>(삼성출판사)는 현직 초등학교 교사가 쓴 책으로 취학통지서를 받는 날부터 입학 전 준비, 학교 생활 모습, 준비해야 할 물건, 생활지도 내용, 아이의 교육에 도움을 주는 박물관과 인터넷 사이트, 1학년 아이들에게 권하는 책들 등 100여 가지의 내용들이 간단하면서도 알차게 들어 있다. 또 <첫아이 학교 보내기>(보리)는 첫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부모가 해야 할 실제적인 준비는 물론 부모로서 올바른 마음가짐을 갖는 데 도움이 된다.
<학교에 가면>(삼성출판사)은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들의 하루생활을 이야기로 만든 글로 아이와 함께 읽으면 좋다. 스스로 해야 할 일이 많아지는 초등학교 1학년 아이의 생활을 짐작하게 해 주고 학교와 선생님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게 해준다.

 

아이가 배울 부분을 충분히 남겨둬라

아마 부모들이 가장 많이 걱정하는 것은 입학 전에 어느 정도나 배우고 가야하는가 하는 문제일 것이다. ‘우리 아이가 다른 아이보다 뒤쳐지면 어쩌나’ 하는 걱정 때문이다.
그러나 현직 교사들은 입을 모아 이야기한다. “너무 많이 가르쳐서 보내지 말아라”
너무 많이 배우고 간 아이는 학교에 입학하기도 전에 이미 ‘공부=지겨움’이란 공식이 머리에 깊이 박힐 가능성이 높다. 또한 교실 공부가 지루해지고 학교생활 자체에 흥미를 가지기 어렵다. 너무 많이 배우고 가는 아이는 첫 학교 생활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선생님께 칭찬을 받거나 학교 친구들의 주목을 받을 수 있는 반면, 아주 심각한 위험성을 내포할 수 있다.
미리 공부해 본 내용에만 익숙해져서 익숙하지 않은 낯선 상황에서는 문제를 주체적,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해보지 않은 일에 도전할 용기를 갖기 힘들 수 있다.
아이가 학교에 가서 배울 부분을 ‘반드시’, ‘충분히’ 남겨 두는 것이 지혜로운 부모다.
물론 아이가 이해력이 다소 부족하거나 그로 인해 자신감이 많이 부족할 우려가 있다면, 1학년에 한해서는 미리, 그러나 조금씩 가르쳐서 보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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