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 협약 사실상 파기…구 “알아서 짓겠다”

 

지난 해 8월 유치가 확정된 이후 올 10월에 부개동에 들어설 것으로 알려졌던 기적의  어린이도서관 건립이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유치 확정 후 10개월이 지났지만 책읽는사회문화재단과 의견일치를 보지 못해 아직까지  설계도면조차 확정되지 않은 것.
구는 지난 16일 기적의 도서관 건립 관련 설명회에서 책읽는사회문화재단 측이  책임지기로 했던 설계와 시공을 구가 직접 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책읽는사회문화재단 측은 이날 설명회에서 연면적 290평 규모의 다목적홀과 열람실, 조경을 갖춘 2층 건물로 구성된 설계도면을 공개했다.
이 도면은 지난 4월 28일  책읽는사회문화재단 측이 설계한 기본설계도를 관련  전문가들이 검토한 결과 설계에 문제점이 많은 것으로 지적, 재 설계해 줄 것을 요청해 다시 설계해 내놓은 것이다.(관련기사 본보 5월 6일자)
그러나 구와 도서관건립위원회 측은 이번 도면 역시 지난번 도면과 별반 달라진 것이 없다며 심한 불만을 토로했다.
구는 책읽는사회문화재단 측과 3시간 여  동안의 논의 끝에 결국 어린이도서관이  갖추어야 할 내용들에 대해서만 책읽는사회문화재단 측으로부터 도움을 받고, 나머지 설계와 시공 등은 구가 알아서 직접 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구에서 건립부지와 예산을 충당하고 책읽는사회문화재단  측에서 설계와 시공, 운영프로그램을 책임지도록 한 기적의 도서관 유치 협약은 사실상 파기됐다.
구청 관계자는 “책읽는사회문화재단 측이 설계와 시공을 책임질 여력이나 의지가 없어  보여 구가 직접 건립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며 “건립비가 더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설계도를 공개 모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책읽는사회문화재단 측은 건립 일정이 늦춰진 것은 턱없이 부족한 예산으로 300평 규모만을 고집했던 구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입장이다.
책읽는사회문화재단 도정일 이사장은 “전국 12곳 기적의 도서관의 경우를 보면 평당 4백20만원에서 6백만원의 건립비가 드는데 반해 부평구가 내놓은 9억5천만 원의 예산으로는  300평 규모의 건립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말 MBC 관련 프로그램인 느낌표의 종영으로 간접홍보  효과를 기대했던 시공회사들의 협찬도 이젠 기대할 수 없다며, 유치계획 성사 당시와 달라진 상황을 설명했다.
이처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는 어린이도서관 건립과 관련 주민들은 구가 유치 결정이 난 후 1년이 다 되도록 설계조차 하지 못하고 뭘 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특히 구가 큰 규모와 외양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어 조속한 건립과 실질적인 운영을 간과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문화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주민들에게 기대를 가져다줬던  기적의 도서관 건립, 실질적이고 효율적인 건립계획을 가지고 조속한 시일  안에 주민들에게 선보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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