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발추, 매주 금·토·일 저녁 야외 영화상영
새로운 분위기 쇄신에 구의 행정지원도 곁들어야

부평 문화의 거리 상인들로 구성된 부평문화의거리발전추진위원회(위원장 임철규·이하 문발추)가 매주 금·토·일 저녁에 무료 영화상영을 통해 ‘문화와 테마’가 있는 거리를 조성하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문발추는 봄부터 가을까지 매주 금·토·일 저녁 시간에 맞춰 문화의 거리 야외에서 영화를 상영, 이 곳을 찾은 시민들에게 문화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원선규 문발추 부회장은 “문화의 거리를 찾은 시민들에게 작게나마 보답하고자 하는 맘에서 영화를 상영키로 했다”며 상인들 스스로 상권활성화를 위해 고민하다가 팔을 걷어 부치게 됐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또 원 부회장은 상업적인 영화보다는 작품성이 있는 영화를 선정해 상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문발추의 이번 영화상영 기획은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재래시장활성화 정책의 일방적 수혜자에 머물고 있는 시장상인들의 모습을 벗어버리고 상인들 스스로 시장의 상품적 가치를 높이기 위한 일환으로 추진한다는 면에서 작은 행사이지만 높게 평가되고 있다.
지난 23일 문화의 거리를 찾아 영화상영을 지켜본 최미연(37. 산곡동)씨는 “대형 할인마트 등에서는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손님을 끌어 모으고 있다. 재래시장인 문화의 거리에서도 이런 행사를 통해 손님을 유치하려는 노력이 좋은 선택인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쇼핑도 하고 야외에서 영화도 보고 일석이조라 더욱 좋다고 덧붙였다.

 

전국 최초 테마거리 조성으로 관심 집중됐던 문화의 거리

문화의 거리는 지난 1996년 이곳 상인들이 구청에 제안, 상인 300명이 연합해 전국 최초로 민간차원의 거리를 조성했다는 의미에서 관심이 집중됐던 곳이다.
조성 이후 폭 16미터, 길이 270미터의 거리에 300여 개의 상가가 자리잡고 있는 문화의 거리는 10∼20대의 발길이 잦아졌고, 스포츠 용품점, 캐주얼 의류점, 퓨전 음식점 등이 늘어났다. 또한 상인들은 걷고 싶은 거리를 만들기 위해 ‘차 없는 거리’를 만들어 스스로 운영에 나섰으며, 직접 돈을 모아 분수대, 음향시설 등을 갖춰 구에 기부채납 하는 등 문화적 가치를 높였다.
이는 외국자본과 대형 할인마트에 의해 재래시장이 잠식되고 있는 상황에서 상인들 스스로 상업과 문화를 연계해 인프라를 구축한 경우라 모범적 사례로 전국에 소개되기도 했다.

 

행정력의 도움 절실히 필요

그러나 상인들 스스로가 다양한 활동과 투자를 했음에도 불구 이를 뒷받침하는 행정력의 미흡으로 문화의 거리의 가치는 월등히 높아지지 못했으며, 목표로 삼았던 걷고 싶고, 찾고 싶은 거리에는 아직 부족한 실정.
현재 문화의 거리는 불법 주·정차와 방치된 노점, 쓰레기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실정임에도 불구 이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책은 마련되지 않고 있다. (관련기사 본지 3월 2일자)
또 노점상인들이 구청과의 계약보다도 노점 규모를 3∼4배 이상 넓혀 통행에 불편을 초래하고 있으며, 수개월째 장사를 하지 않고 방치된 노점이 여러 곳이 있어 보기에도 좋지 않지만 관리 주체인 구에서는 이에 대해 어떠한 대책이나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원선규 부회장은 “영화상영을 통해 문화의 거리에 걸맞는 분위기가 조성됐으면 한다”며 이를 계기로 행정기관에서도 불법 주·정차 단속, 쓰레기 정비 등 많은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는 이곳 상인들의 바람을 전했다.

<한만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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