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천2동 ‘진천토종순대’ 박영자·이성인 부부
하루 판매수익금 3백여만원 어려운 이웃에 써 달라

하루 판매 수익금 전액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동사무소에 기탁해 온 동네 음식점이 있어 훈훈한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청천동 영아다방사거리에서 대우자동차 부평공장 방향으로 20미터정도 내려가면 있는 음식점 ‘진천토종순대’ 박영자(52)·이성인(53) 부부.
평소에도 점심때는 자리가 없어 열댓명은 그냥 돌아갈 만큼 음식 맛이 좋기로 이름난 이곳은 지난 20일 유달리 찾은 손님이 많아 13평 식당이 비좁기만 했다.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하루 판매 수익금 전액을 장애인 등 어려운 이웃에게 기탁한다는 현수막과 전단지가 며칠 전부터 가게에 나붙고, 청천2동사무소와 주민자치위원회에서도 홍보에 힘을 보태 이날은 구청장을 비롯해 시의원, 구의원 뿐 아니라 주민 500여명이 찾았다. 하루 수익금은 자그마치 318만5천원. 동사무소에 기탁된 이 성금은 관내 저소득 장애인자녀 장학금과 생활이 어려운 주민의 생활보조금으로 지원하고, 미인가 장애아동복지시설에도 후원될 예정이다. 지난해 연말에도 하루 판매 수익금 2백6십4만5천원을 어려운 이웃에게 써달라며 동사무소에 기탁, 진천토종순대의 이웃사랑은 어느 정도 알려진 차였다.
“장사가 나름대로 잘 됩니다. 외지에서도 찾아오지만 많은 지역 주민들이 찾아주는 것에 대한 감사의 표현이죠. 나이가 들면서 수익금의 일부를 어려운 이웃에게 쓸 수 있도록 지역사회에 환원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도움을 받은 만큼 그 일부를 이웃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생각에 이런 행사를 시작하게 됐다는 박영자·이성인 부부. 두 부부는 가좌동에서 8년 동안 식당을 운영하다가 이곳에 가게를 연지 6년 됐고, 체인점 아홉 곳이 생길 만큼 진천토종순대의 음식 맛은 고객들로부터 인정받고 있다. 
누군가로부터 도움을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좋다는 것을 나눔 행사를 통해 깨닫게 된다는 두 부부는 앞으로도 이웃과 함께 나누면서 살고 싶단다. 또한 이 일을 통해 기쁨보다 더한 희열을 느끼게 된다고.
두 부부가 희열을 느낄 정도로 나눔을 소중한 가치로 생각하는데는 그럴만한 사연이 있다. 남편 이씨는 어렸을 때 동전 8천원을 주머니에 넣고 고향을 떠나 상경해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했을 뿐 아니라, 두 부부에게는 정신지체1급 장애인 딸(25)이 있다.
25년 동안 장애인 딸을 키워오면서 그 고통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는 두 부부는 장애인을 자식으로 둔 자체로 그 부모의 고통은 매우 크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어려운 장애아 부모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었다고 한다.
두 부부의 이러한 마음은 일년에 한 두 번 하루 행사만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다. 부천에 살고 있는 독거노인 13명에게 매일 야쿠르트를 후원해 왔으며, 장애인단체에도 매달 후원하고 있다.
또한 장사를 하다보면 시주를 구하는 스님, 물건을 팔아달라고 찾아오는 사람 등이 많기 마련인데 단 한번도 그냥 돌려보내지 않았다. 하루에 화장지를 여섯 번이나 사준 기억도 있다고 한다.  
“경북에 사는 누님이 사과 3상자를 올려보내면 이웃에 다 나눠주고 집에는 달랑 3개정도 남겨놓는 사람이 바로 이 사람입니다”
천성이 나누길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아내를 표현하는 남편 이씨와 신뢰의 눈길로 그 남편을 지켜보는 아내 박씨.
두 부부의 따뜻한 이웃사랑은 뚝배기 가득 퍼 올린 순대국만큼 넉넉하고 구수하다.

<이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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