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많은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없어 미안한걸요
더 많은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없어 미안한걸요
  • 부평신문
  • 승인 2004.12.05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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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청소년 공부방 강용진·이인재 선생

목요일 오후 5시 수학책을 펴고 초등학교 5학년 아이들과 마주한 강용진 선생.
두 명의 아이들이지만 오늘 공부할 부분을 정성껏 설명하고 문제를 풀어간다. 언뜻 보면 집에서 과외학습을 하는 풍경이다. 그러나 다른 과외공부와는 다른 점이 있다. 아이들과 선생님이 학습뿐 아니라 각자의 생활이나 생각들을 함께 나눈다는 것과 과외비가 없는 ‘무료’라는 점.
부개2동에서 무료 청소년 공부방을 운영하고 있는 강용진(26), 이인재(25)씨는 아직 학생 신분이지만 이곳을 이용하고 있는 아이들에게는 공부방 선생님이자 동네 선배이다.
이들은 동네에서 한 선배의 집을 빌려 초등학교 5학년과 중학교 1학년 모두 6명의 아이들에게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영어와 수학 공부를 돌봐주고 있다.
이들이 무료 공부방 선생님이 된 것은 올해 5월. 원래 무료 공부방은 동네에서 독거노인들에게 반찬을 만들어 배달하고 있는 인천연대 부개2·3지구 자원봉사자들이 경제 사정이 어려워 학원에 다니기 어려운 아이들이 적지 않다는 것을 알게되면서 이들에게 작은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의 하나로 만들어진 곳이다.
학교를 잠시 휴학하고 있던 이인재씨는 평소 복지분야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던 터에 공부방 교사 부탁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자신의 입장과 형편에서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동네 아이들의 친근한 ‘형’이 되고 싶은 마음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고 한다.
이인재씨 본인도 청소년 시절 자원봉사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공부를 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무료 학습’이라고 해서 수업 내용이 부실할거라고 지레짐작하는 것은 큰 오산이다. 수업에 앞서 철저히 준비하는 강용진씨와 이인재씨는 학원 강의 못지 않은 수업으로 아이들의 학습능력을 높여주고 있다. 게다가 시험 시기에는 보충학습과 개별학습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들이 학습에만 열중하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속을 털어놓고 심정과 생활 이야기를 함께 할 수 있는 상대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기고 있다.
그래서 아이들과 더 친밀해 지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아이들과 친해지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강용진씨는 ‘함께 먹기’를 진행하고 있는 중이란다. 아이들을 위해 간식을 준비하고 나눠먹으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또한 아이들과 함께 동네 행사에 참여하기도 하고 얼마 전에는 영화를 보기도 했다.
“지금보다 더 자주 만나고 싶어요. 특히 부모님이나 보호자를 만나 아이들 이야기를 나누고 아이들에게 힘이 되는 방안을 많이 만들고 싶습니다”라고 말하는 강용진, 이인재 선생은  앞으로 부모님들의 수업 참관이나 학부모 모임도 비정기적으로 가질 예정이다.
이들의 바람은 앞으로 안정적인 공간을 마련해 더 많은 아이들과 함께 하고 싶다는 것이다. <박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