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과의 대화서 주민대책위원회 구성키로


삼산동 주민들이 수년째 삼산동의 골치거리가 되고 있는 농수로 문제 해결에 직접 나섰다.
지난 18일 오후 2시 삼산동 동사무소 2층에서 열린 ‘삼산동 한강 농수로 처리 대책을 위한 주민과의 대화’에 모인 각 자생단체장들과  주민들이 도시계획상 농수로 도로계획  변경과 가로정비에 대해 주민서명을 받아 시에 진정을 내기로 하고 이를 계기로 주민대책위를 구성키로 한 것이다.

 

생태 하천이냐? 유수지 공원화냐?

 

이날 주민과의 대화는 삼산동의 가장 큰  현안인 농수로 문제에 대한 해결점을  찾아보고자 박종혁 구의원이 마련한 것. 박경래 동장, 김진홍 주민자치위원장, 전기동  노인회장, 고하주 새마을부녀회장 등 자생단체장들을 비롯한 주민 50여명이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첫 순서로 농수로 생태하천 만들기 운동을 벌여온 삼산청년회 김형회씨가 나와 농수로 살리기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김형회씨는 삼산동 한복판에 있는 농수로를  생태하천으로 살리면 △도심의 건조화를  막는 가습기 역할을 하고 △자연과 접할  기회가 없는 아이들에게는 훌륭한 자연학습,  생명학습, 인성학습의 장이 될 뿐 아니라  △생태계를 복원시켜 도시인들에게 친생태적인  생활환경을 제공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부천시가 130억원의 예산을 들여 인공하천을 만들고 서울시가 교통대란을 무릅쓰면서 청계천 복원을 하는 것은 그만큼 도시에서 생태하천이 차지하는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박 의원은 삼산동 농수로가 농업수로로서의 역할을 잃었지만 삼산1택지 개발을 하면서 일부분을 매립해버린 것은 큰 과오였다며 지금이라도 유수지공원화를 추진해 주민들의 여가공간으로 변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수지란 상시적으로 물이 흐르는 하천과 달리 홍수 때 등 일시적으로 물을 저장하는 늪이나 호수를 말한다.

 

농수로가 도로로? 절대 안 돼!

 

현대아파트 부근 39-1에서 삼산교  172-3 구간까지의 농수로  부지는 인천시의 도시계획상 부개역으로부터 삼산동 농수로와 작전동 농수로를 지나 병방동 6차선 간선도로로  이어지는 도로개발이 계획돼 있다.
그러나 박 의원이 전문가에게 의뢰한 결과 도시계획상 건설될  도로는 산업적, 간선적 역할이 거의 없는 것으로 드러나  그 필요성이 의문시되고 있다. 또한  이곳에 도로가 들어서면 삼산동은 구도시와 신도시로 완벽하게 양분돼 버려 주민들의 불만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농수로의 소유주는 농업기반공사로 도로개발을 위해서는 시나 구에서 매입을 해야  하는데 농업기반공사측에서는 매각 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작년 삼산동 아파트입주자대표연합회 김홍칠 회장이  공사 관계자와 면담할 당시  공사측은 농수로 부지에 대형 유통매장 등 수익시설을 건설할 계획을 내비친 바 있다.
이에 대해서는 주민과의 대화에 참여한 모든 주민들이 입을  모아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삼산동 농수로는 도로로 개발돼서도 안 되지만, 대형 유통업체가 들어서는 것 역시 안 된다는 것. 주민들의 요구는 주민들에게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는  생태하천을 만드는 것임이 이 자리에서 확인됐다.

 

우리가 직접 나선다

 

이날 토론에서는 청년회 등이 주장한 생태하천  조성과 박 의원이 주장한 유수지공원  조성 등의 의견이 팽팽히 맞섰지만 끝내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
그러나 도시계획상 도로부지로 돼 있으면서 농업기반공사와 인천시가 언제 매립해버릴지 모르는 상태에서 우선은 인천시에 도시계획 변경과 악취, 해충 등 당장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가로정비를 요구하는 진정을 내기로 의견을 모았다.  참가자들은 23일까지 주민서명을 받아 박 의원에게 취합해 시에 전달할 계획이다.
또한 아직까지 의견 수렴이 되지 않은 농수로의 발전방향에 대한 토론은 주민대책위를 구성해 해결해나가기로 했다. 주민대책위는 삼산동의 자생단체들과  농수로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주민들로 구성되며 주민들의 폭넓은 의견을 수렴해 현실가능성 있는 농수로 대책을 마련하고 관계기관과 대화를 진행하게 된다.
주민들이 직접 나선 삼산동 농수로 문제. 이제 관계기관이 성의 있게 대답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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