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감준비 미흡·애매한 답변 여전

“이번에는 예전과 달리 의원들의 감사가 달라졌다”
지난 2일까지 5일 동안 진행된 행정사무감사에 대해 구 집행부와 구의원들이 보이는 공통된 반응이다.
이번 감사에서 다수 구의원은 예년과 달리 적극적인 자세로 감사에 임해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의원들은 잘못되고 비능률적인 곳곳의 행정을 끄집어 내 지적하고, 시정을 요구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반면 수감자료 미흡, 애매한 답변 등 여전히 무성의한 모습을 보인 구 집행부는 구의원들의 구체적인 지적과 추궁에 곤욕을 치러야 했다. 특히 일부 부서의 수감자료는 통계가 잘못 기록되거나 자료가 누락되고, 오자 등 매년 반복해서 지적되는 사항이 되풀이됐다.
또한 의원의 질의에 동문서답을 하는 등 우물쭈물 하는 태도를 반복한 담당 공무원이 위원장으로부터 경고를 받기도 했다.
    
구 의회는 이번 행정사무감사에서 구 행정 90여 건을 지적, 시정을 요구했다.
의원들은 집행부의 행정 관리 소홀과 소극적인 자세로 인한 사업부진, 이로 인한 혈세 낭비 등을 날카롭게 추궁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울러 담당 공무원의 책임 있는 답변을 이끌어내는 집요함과 구체적인 대책을 적극 제시하려는 것도 예전과는 달라진 모습이었다. 
행정자치위원회는 구가 중기지방재정계획 운영에 있어서 투자사업을 계획대로 편성하지 않은 점과 시책업무추진비를 시책사업 수행 부서에 편성하지 않고 총무과에 편성해 구청장 위주로 운영된 점, 세외수입 증대노력이나 체납액 징수 의지가 부족한 점, 액화석유가스 충전소 설치 허가·취소 등 일관성 없는 정책, 기적의 도서관 건립사업이 지연되고 있는 점, 예산집행의 비효율성 등 46건을 지적, 시정을 요구했다.
또한 자원봉사센터가 홍보위주보다는 실천성을 강화해야 한다며 이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고, 보육시설 지도점검과 청소년 보호법 위반업소 점검을 강화해 줄 것을 요구했다.

도시경제위원회도 48건을 지적, 시정을 요구했다.
의원들은 구의 물가동향모니터 운영이 형식적인 점과 청소업체 관리감독이 허술한 점, 공해배출업소 지도점검 효과가 미흡한 점, 옥외광고물 단속이 미비한 점 등을 들춰냈다. 
또한 교통관련 시설물 사후관리 대책과 고질적 고액체납자에 대한 징수대책, 용역사업에 대한 공개경쟁입찰 도입 등을 요구했다.
한편 예년과는 다소 달라진 모습으로 치러진 이번 행정사무감사 결과가 내년도 본 예산 심의와 향후 조례의 제·개정 등 구의원들의 의정활동에 어떻게 반영될지 기대되고 있다. 

 

 행정사무감사 이·모·저·모

▶수감장부 ‘거꾸로 찍힌’ 확인자 도장
지난달 26일 도시경제위원회 행정사무감사 첫 피감기관은 보건소였다. 이숙자 보건행정과장은 항암치료로 인해 병가 중이라 참석하지 못했으며, 위원들은 보건소가 제출한 수감장부를  과장이 직접 검토한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김성종 보건소장은 과장이 검토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수감장부를 뒤적이던 권상철 위원은 수감장부에 찍힌 확인자 이숙자 과장의 도장이 거꾸로 찍힌 것이 있다며, 도장을 거꾸로 찍어서 내 놓아야 하겠냐며 핀잔을 줬다. 보건소장은 도장 찍는 것까진 확인 못했다고 답했다.

 

▶생계형 포장마차만 단속하나?
강문기 위원은 환경위생과의 단속실적을 보면 단속이 소규모 분식집이나 생계형 포장마차에 집중되고 있다며, 어렵게 사는 사람만 단속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청천동의 이른바 찻집거리, 개흥초등학교 주변의 유흥업소 등은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기가 민망스럽다며 다수의 무허가 유흥업소가 영업행위를 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단속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단속을 나가면 업소에서 어떻게 알았는지 아예 문을 열지 않는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관공서가 고액 체납자
도로치수과에서 제출한 수감자료에 따르면 100만원 이상 고액체납자 중 부평수도사업소 등 관공서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전력부평지점은 2000년 이전부터 1천5백여만원을 체납하고 있으며, 한국통신남인천전화국은 2001년에 1백4십여만원, 부평수도사업소와 KT부평지사는 올해 각각 2천6백여만원과 5백7십여만원을 체납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구는 이들에 대해 납부 독촉 고지서를 2회 발송했을 뿐이다.

 

▶주유소와 여관집은 돈 잘 버는데
고액 체납자에 대한 징수 실적 미비는 환경위생과에서도 지적됐다.
이언기 위원은 십정동 동산주유소와 청천동 한화주유소에 2000년에 각각 100만원씩 부과한 환경과태료가 아직 체납중인 것과 관련, 최근 고유가로 주유소 하루 매출이 수천만원에 달하는데 100만원이 없어 체납하느냐며, 특히 삼진주유소는 수십억대 재산가로 알고 있다며 체납액을 적극 징수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공중위생법 위반으로 과징금 180만원 중 100만원만 분납한 한 여관업 업주의 체납에 대해 요즘 잘되는 건 여관밖에 없는데 왜 받아내지 못하냐며 집행부를 추궁했다. 이에 경제환경국장은 팀장에게 하나씩 맡겨 연말 안에 받아내겠다고 답했다.

 

▶주민자치과, 기자들에게 연 이틀동안  29만5천원 급식제공   
업무상 언론기자와 별 관련이 없는 주민자치과에서 기자들과의 간담회 개최에 따른 급식제공비로 연 이틀동안 29만 5천원을 지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익성 위원은 주민자치과 업무와 관련이 없는데 어떻게 해서 기자들과의 간담회 비용이 구청장 업무추진비로 주민자치과에서 지출됐는지에 대해 추궁했다.
이에 대해 박평기 주민자치과장은 주요시책에 대해 일간지에 홍보하기 위해 기자들 모아서 식사도 하고 대화도 하는 내용이라며, 구청 출입기자라고 답했다. 이익성 위원은 구청장 업무추진비가 부서 업무에 관련 없는 부분에 집행되면 혈세가 낭비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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