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천2동 주민자치위원회 김광수 지역복지분과장


청천2동 새마을부녀회는 올해도 어김없이 지난 14~15일 이틀 동안 김장김치를 담가 독거노인 등 저소득주민들에게 나눠줬다. 

김장김치의 주요 재료인 배추(300포기)와 무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김광수(59) 주민자치위원이 충청남도 당진에서 직접 재배한 것을 무상으로 제공했다.

김씨는 올 봄에도 손수 농사져 수확한 감자(24박스)를 생활이 어려운 저소득가정에 나눠주기도 했다. 주변 사람들은 청천농장과 김포 두 곳에 공장을 두고 수도꼭지와 샤워기 등을 생산하는 중소기업(세창금속) 대표인 김씨가 주민자치위원회 활동에 빠지지 않으면서 틈틈이 주말을 이용해 당진까지 왕래하며 직접 농사를 짓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하지만 김씨의 부지런함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중소기업 대표로, 주민자치위원과 봉사단체 지부장으로,
태평양전쟁유족회 회원으로 1인 4역

지인의 소개로 2004년에 인연을 맺은 봉사단체 파퍼스의 인천지부장으로서 한 달에 몇 번이고 일손이 부족한 곳을 찾는다. 복지회관의 노인들을 위해 배식과 설거지를 하고 목욕봉사도 한다. 또 오래전부터 태평양전쟁유족회에 몸담고 있으면서 유족들을 찾는 일에 열심이었으며, 현재 인천지역에 생존해 있는 3명의 일본군위안부 할머니들을 찾아가 아들 노릇을 하기도 한다.

“일본으로 징용을 다녀온 아버님이 태평양전쟁유족회 창설에 함께 하셨는데, 아버님을 몇 번 따라다녔고 고향 부산에서 서울로 상경한 70년대에는 수요일마다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집회에 참가하기도 했습니다. 정부가 일본군위안부 등 희생자들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 없이 모두 죽기만을 기다리는 것처럼 미적미적 시간만 끌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김씨는 일본군위안부와 인연을 맺게 된 배경을 이렇게 전했다. 


김씨의 평소 모습에 대해 주변사람들은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
권영준 동장은 “동사무소를 안 들리면 허전한 지 하루에 두 세 번씩 들리고, 독거노인 집수리 봉사에도 직접 절수기를 구해와 설치해주는 등 표 나지 않으면서 묵묵히 일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최근에 김씨는 ‘청천2동의 살아 있는 기록’으로도 불린다. 김씨가 동에서 일어나는 모든 행사를 빠짐없이 영상에 담는 일이 최근에 큰 은을 냈다.

7~8년 전 취미생활로 시작한 김씨의 영상 활동이 지난 9월 27일부터 29일까지 전북 익산에서 개최된 2006 전국 주민자치센터 우수사례 박람회에서 청천2동 주민자치센터가 우수상을 차지하는데 중차대한 역할을 한 것. 주민자치위원회 활동을 담은 영상물이 심사에서 실제 증거자료서 역할을 톡톡히 했다. 김오곤 주민자치위원장은 “김씨가 직접 찍어 보관하고 있는 영상 테이프가 가방으로 몇 개는 된다”며 “이렇게 중요한 자료가 될지는 몰랐다”고 기뻐했다.

봉사활동으로, 주민자치위원회 활동으로 여간 바쁜 것이 아닐진대, 회사일은 어떻게 할까?
회사 일에 관해서는 믿는 구석이 있다. 바로 아들(30)과 동료들이 김씨의 빈자리를 채워주고 있는 것. 김씨는 1977년부터 10여년 동안 다니던 직장(로얄토토)을 그만두고 회사를 차렸다. 그 후로 그 직장에서 퇴직한 동료들을 자신의 회사원으로 채용했다. 
김씨는 “옛 동료들이 맡은 일을 잘 해주는데다, 아들이 빨리 자립하려면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을 버려야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6년여 동안 주민자치위원으로, 여러 봉사활동을 하면서 ‘이것이 인생이구나’ 하고 이제 여기게 됐다는 김씨는, 자신의 삶이 여기까지 온 것에 대해 선친의 영향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재산을 모으고 가지는 것보다 베푸는 것을 먼저 배우라’는 선친의 가르침처럼, “어려운 이들에게 베푸는 것보다 행복한 일이 있을까요?”라고 말하는 김씨는, 앞으로 할 일이 많다며, 힘이 닿는 한 봉사활동을 꾸준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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