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평화의료생협 ‘등대모임’과 자원봉사자들

 

▲ 게골게임을 즐기고 있는 등대모임 노인들과 자원봉사자들


중풍이나 만성질환으로 거동이 불편한 노인의 신체적·사회 심리적 재활을 위한 데이케어 모임을 만들고, 이들 삶의 활력을 되찾아주기 위해 돕는 자원봉사자들의 활동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지역주민들이 조합원으로 출자하고 운영·이용하는 인천평화의료생활협동조합(부개1동 327-11). 인천평화의료생협은 평화의원에서 출발해 지난 1996년 11월 지역주민과 의료인들이 함께 출자한 조합으로 현재는 부개동과 일신동 1천500여세대가 조합원으로 가입했다. 인천평화의료생협은 지역주민 스스로가 건강한 삶을 위해 자신의 생활과 지역사회의 모든 문제를 함께 해결하려는 지향성을 갖고 있다. 또한 조합원과 지역주민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평화의원·평화한의원·가정간호사업소 등의 의료기관을 설치 운영하고 있으며, 조합원과 의료전문가가 힘을 합해 지역보건예방활동도 추진하는 등 주민의 자율적 협동조직체로 운영되고 있다.

인천평화의료생협이 다양하게 펼치고 있는 사업 중 하나인 소외된 노인들을 위한 ‘등대모임’은 매주 화·목요일 2시~5시에 평화의 뜰(강당)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등대모임’에 참가하는 노인들을 돕기 위해 자원봉사자들의 모임인 길동무팀(사회적일자리 간병사업팀)과 무지개팀(자원활동가), 한울타리팀(적십자봉사단) 등이 함께 하고 있다.

‘등대모임’에서 노인들과 함께 진행하는 종이접기·서예·레크레이션·풍선아트 등의 프로그램은 인천평화의료생협의 조합원과 부평자활후견기관, 지역주민들이 맡아서 돕고 있으며, 일신동의 한 미용실에서 매달 무료로 이·미용을 해주기도 한다.

인천평화의료생협에서 지역복지활동을 담당하고 있는 박양희 실장은 “등대모임과 등대모임을 위해 자원봉사를 해주는 자원봉사자와 지역주민들의 모습은 자신의 지역에서 나타나는 문제를 함께 협동해서 해결하려는 지역공동체의 모범적인 모습이 아니겠냐”며 “등대모임을 통해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이 소속감을 갖고 삶의 활력을 되찾는 모습을 많이 보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등대모임이 있는 날 이외에도 노인들의 집을 직접 방문해 간병을 하는 자원봉사자도 있으며, 평화의원·한의원·가정간호사업소 등의 의료기관이 있기 때문에 등대모임 회원에게  의료적인 문제가 생겼을 때는 즉각적으로 연계해 진료나 간호를 할 수 있어 등대모임이 활성화되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방문해 건강돌보기와 말벗이 되어주는 활동으로 출발했던 무지개팀의  김경배(47)씨는 “처음 가정방문 봉사활동을 할 때 만나 10년간 가깝게 지내왔던 할아버지가 얼마 전 돌아가셨는데,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당신들 덕분에 죽기 전에 바깥 구경도 하고 정말 고맙다’는 말씀을 하셨다”며, “몸은 힘들지만 ‘그래도 내가 어르신들한테 조금이라도 도움을 드릴 수 있구나’ 하는 생각에 활동을 계속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어렸을 때부터 활동하는 걸 지켜봤던 딸아이가 얼마 전 사회복지과에 진학하고 싶다고 말했다”며, “나의 활동으로 주변 사람들도 변화되고 세상이 좀 더 밝아질 수 있다는 게 큰 힘이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역사회 주민들의 건강을 지키고 살기 좋은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계속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인천평화의료생협과 자원봉사자들의 좀 더 넓고 깊은 활동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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