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든든한 이웃, 부평장애인종합복지관

▲ 부평장애인종합복지관  1층 로비에 모인 사회복지사들. 젊은 사회복지사들이 많아 여느 복지관보다 패기와 열정이 넘친다고 자부하고 있다.  <사진제공·부평장애인종합복지관>

 

4월 20일은 국가에서 정한 ‘장애인의 날’이다. 그러나 장애인들 역시 시민의 권리를 누려야 할 사람이라면 장애인의 날은 4월의 어느 한 날이 아니라 1년 365일이 돼야 함이 마땅하다.
장애인들에게 1년 365일 가족처럼, 친구처럼, 이웃처럼, 아픈 곳은 치료해주고 외로움은 나누고 달래며, 하루하루 자기존중감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도록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곳이 있다. 바로 일신동에 위치한 부평장애인종합복지관(관장 권기학. 이하 장애인복지관)이다.

재활치료 원하는 장애인들 줄이어

 

▲ 부평장애인종합복지관의 의료재활과 사회재활 프로그램은 전국 어느 장애인복지관에 뒤지지 않는다고 한다.
위로부터 한방진료와 작업치료를 하는 모습, 맨 아래는 부평장애인종합복지관 성인 풍물동아리가 작년 송년의 밤 공연 무대에 오른 모습.

   <사진제공·부평장애인종합복지관>

사회복지법인 송암복지재단이 운영하고 있는 장애인복지관은 2003년 11월 문을 연 이래, 부평에서 유일한 장애인종합복지관으로 사회재활, 의료재활, 지역사회재활, 직업재활사업과 주간보호센터 등 장애인들의 재활과 보호를 도맡아 왔다.

사회재활이란 주로 장애아동을 대상으로 문화교실, 방과후교실, 음악치료, 풍물 등을 통해 사회적응을 무리 없이 할 수 있게끔 돕는 재활 프로그램이다. 물론, 성인들을 위한 문화여가교실과 결혼상담, 실습지도 등의 교육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장애인들에게 가장 절실하다고 할 수 있는 의료재활은 뇌병변, 발달지체, 중추신경계 손상으로 장애를 얻은 장애인들이 물리치료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부평장애인복지관이 생기기 전에는 부평에 사는 장애인들이 물리치료를 받을 수 있는 시설이 없어 타 구까지 먼 걸음을 했던 것에 비하면 지금은 무척 편리해진 셈이다.

특히 부평장애인복지관의 의료재활과 사회재활 프로그램은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을 만큼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 장애인복지관 측의 자랑이다.

물론 시설에 비해 물리치료를 원하는 장애인 수는 항상 웃돌아서 접수대기자가 100명 가까이 되는 한계도 안고 있다.
“언어치료나 물리치료 같은 경우에는 큰 돈을 들여 병원에 가지 않는 한 장애인복지관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데, 자녀를 어떻게든 치료받게 하기 위해 부평장애인복지관뿐 아니라 여타 다른 복지관까지 복수로 접수해놓는 부모님들을 보면 시설이 더 많지 못한 것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장애인복지관 실무자의 안타까운 고백처럼 부평장애인복지관이 부평의 모든 장애인들에게 재활 프로그램이나 보호프로그램을 진행하지는 못하고 있다. 그러나 되도록 고르게 혜택 받을 수 있도록 첫 접수 시 상담부터 프로그램 안내와 진행까지, 장애인복지관 실무자들은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편견을 버리면 함께 행복하다

 

장애인복지관의 직원은 권기학 관장까지 총 32명이다. 32명의 실무자들이 장애인종합복지관이라는 이름 그대로 부평의 장애인복지에 관한 ‘종합’적인 일을 하기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곳 사회복지사들이 가장 힘든 일로 꼽는 것은 이렇듯 밀려드는 과중한 업무가 아니라 장애인을 대하는 사회의 싸늘한 시선이다.

“방학이면 장애청소년들과 함께 눈썰매장을 가곤 하는데, 중고등학생이니 체격이 어른 만한데도 눈썰매장 직원들이 장애인은 어린이 썰매장에서 타야 한다고 해서 한참을 실랑이한 적이 있습니다. 물론 자폐와 같은 발달장애 청소년의 경우 자해를 하거나 물의를 일으키는 경우가 있습니다만, 그것은 극히 일부입니다. 비장애인 집단에서도 그 정도의 사고는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유독 장애인은 특별한 문제가 있는 집단인 양 대하는 사회의 시선을 접할 때마다 가슴이 아픕니다”
장애인복지관 윤용채 총무기획팀장의 씁쓸한 회상이다.

사실 이런 류의 씁쓸한 기억은 장애인을 가족으로 둔 이들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선은 냉랭하기만 한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장애인복지관은 재활업무 등 본 업무 외에도 짬을 내어 부평역이나 부개역 등으로 나가 장애인에 대한 사회의 편견을 깨기 위한 캠페인을 벌이는 활동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올해 장애인의 날 즈음해 부평장애인복지관이 형식적인 기념식은 생략하고 비장애인이 장애인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따뜻한 이웃사랑도 전할 수 있도록 그림그리기대회를 기획한 것도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통념을 깨기 위한 시도라 할 수 있다.
오는 22일 부평공원에서 열리는 이번 그림그리기대회는 장애·비장애 청소년 모두가 참여해 어울리며 그림으로 자연과 꿈을 표현하는 잔치다. 참가비 전액은 어려운 장애친구를 위해 쓰일 계획이어서 더욱 뜻 깊은 행사라 할 수 있다.

 

인간애 실천할 자원봉사자 손길 기다려

 

하루 평균 240명의 장애인이 이용하고 있지만, 장애인복지관의 도움을 받아야 할 장애인은 아직도 많다. 혹여 정보를 알지 못해서, 혹여 너무 거리가 멀어서 재활프로그램을 받지 못한다면 그것만큼 안타까운 일도 없을 것이다.
하기에 장애인복지관 32명의 사회복지사들 외에도 복지관의 손과 발이 돼줄 자원봉사자가 절실하다. 경기가 안 좋다 보니 자원봉사자 수도 많이 줄어 부평장애인복지관에서 활동하는 자원봉사자는 약 40~50명 안팎이다.

하루 한 끼 장애인복지관 실무자들과 이용 장애인들이 점심나눔을 하는데도 식사준비할 손이 부족해 취사원 한 명이 이만저만 고생이 아니라는 것이 실무자들의 설명. 특히 사회재활 프로그램의 경우엔 진행보조 역할을 할 어머니 봉사자들이 절실하다고 이야기한다.

 

장애인들에게 행복의 버팀목이 되기 위해

 

부평장애인복지관 앞에는 ‘가고 싶고 머물고 싶은 행복의 버팀목’이란 말이 늘 따라붙는다. 그만큼 장애인들이 행복을 찾아가고 만들어 가는 여정에서 편안한 버팀목이 되고 싶은 것이 장애인복지관 모든 직원들의 마음이다.
어느 복지관보다도 사회복지사들의 연령대가 젊어 패기가 넘치고 활기 있는 부평장애인복지관. 장애인복지관 직원들의 노력도 분명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도 지역사회가 장애인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함께 할 수 있을 때 부평장애인복지관은 명실공히 장애인들에게 행복의 버팀목으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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