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구청 친절 공무원 김은경 주사

요즘처럼 공무원이란 직업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적이 없을 것이다. 반면 요즘처럼 인터넷, 디지털 카메라 등의 발달로 인해 공무원이 구설수에 쉽게 오르는 경우도 많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시민들이 쉽게 행정에 대해 냉소와 비판을 할 때도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행정기관을 찾아오는 주민들에게 양질의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며 일하는 우리의 공직자들이 있다.

민원봉사과 지원들과 함께. 사진 오른쪽에서 두번째가 김은경 공무원

부평구청 스마일 공무원 김은경(36세)씨는 14년 차 공무원으로 구청 1층에 위치한 민원봉사과에 근무하고 있는 여성 공무원이다.
구청에서는 공무원의 전화 친절도, 부서 직원간 친화도 등을 기본으로 해서 분기별로 친절 공무원을 선발하는데, 지난해 김씨는 친절 공무원에 뽑혔다. 김씨가 선발된 이유는 모든 일에 있어 항상 긍정적 태도로 주위 동료들과 민원인을 대하는 것이 높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다. 

민원봉사과는 구 행정에 대한 모든 민원을 접수받고 처리하는 부서라고 할 수 있다. 생활민원 접수, 주민등록 등·초본, 호적 민원, 팩스, 청소 등의 민원에서부터 정보공개, 건축 인허가에 대한 민원 등을 접수 받는 곳으로 구청의 얼굴인 셈이다.
민원봉사과가 위치한 구청 1층은 언제나 서류를 떼거나 접수하러 온 민원인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사회적 변화에 따라 행정 업무도 변화


김씨가 첫 공무원으로 발령을 받은 곳은 부개2동사무소이다. 김씨는 첫 발령지에서 고생했던 여러 일들에 얽힌 추억을 회상하면서도 연신 미소를 졌다. 밤 12시까지 수기로 작성해 만들었던 투표통지서, 새벽녘 주민들과 함께 했던 새벽 골목길 청소, 각 종 행사들…. 김씨는 그 때는 몸으로 민원을 해결하다보니 지금 생각해도 보람 있었고, 하루하루 열심히 지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요즘은 이런 ‘몸 대주는’ 행정은 사라지고, 온라인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늘어나는 추세다.  온라인 민원 신청 서비스(G4C : Government For Citizen)를 위한 인증서를 접수받아 발급하는 민원들이 증가하고 있다.
G4C는 행정자치부, 건설교통부, 국세청, 대법원 등에 흩어져 있는 주민·부동산·자동차·기업·세금 등 5대 민원정보의 공동이용체계를 마련하고 이를 기반으로 전자민원 포털사이트인 ‘정부대표 전자민원실’을 구축하는 사업으로 집에서도 관련 민원을 처리하는 전자민원 시스템을 말한다. 이 시스템이 아직 정착 단계인 관계로 관련 민원이 계속되고 있다.

또한 요즘은 구청 홈페이지를 이용해 각종 민원을 제출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구정에 바란다’는 젊은 신세대 주부들과 직장인들이 행정기관을 찾지 않고도 행정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지적하고 제안하는 통로이다. 주민이 홈페이지를 통해 글을 게재하면 구청은 2주 이내에 이에 대한 답변을 하도록 돼 있다. 이 또한 민원봉사과에서 담당해 처리하고 있다.

“법과 현실의 차이, 민원 처리하는 공무원도 힘들어”

민원을 접수하는 민원봉사과 풍경
중앙정부나 지방정부가 행하는 행정에 만족하지 못한 민원인은 가까운 구청을 찾아 민원 해결을 요구하거나 하소연 또는 항의하기도 한다. 하지만 심적으로는 민원인의 맘을 100% 이해하더라도 현행 법과 제도상 이를 다 해결하지 못 할 때는 공무원들도 매우 힘들다고 한다.

김씨와 함께 민원봉사과에 근무하는 박옥희(36세)씨는 최근 부모가 이혼한 후 한부모 밑에서 성장, 이혼한 어머니를 찾겠다며 연락처를 가르쳐 달라는 민원이 접수 됐지만, 새로운 가정을 꾸려 살고 있는 어머니가 연락처 공개를 거부해 이를 알려주지 못하자 어렸을 때 헤어진 엄마를 보고 싶다고 흐느꼈던 민원인을 보며 법과 현실의 차이를 새삼 실감했다고 했다.
또한 최근 신용불량으로 인해 부모가 살아 있는데도 부모가 죽었다며 사망신고를 하거나, 부모가 돌아가셨는데도 사망신고도 하지 않고 인감을 떼어서 법적인 문제를 처리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며, 법과 현실의 괴리를 가끔 발견한다고 했다. 


“민원인의 맘으로 생각하고 일 처리”


그래도 언제나 김씨는 어려움이 있어 찾아온 민원인의 맘으로 돌아가 생각하고 일을 처리하려고 노력한다. 또한 법적, 행정적으로 처리할 수 없는 민원에 대해서는 ‘말 한마디가 천냥 빚을 갚는다’는 생각으로 민원인의 고충을 끝까지 듣고, 친절히 설명해 주려고 노력한다.

김씨와 함께 산곡3동사무소에서 근무했던 신미연 공무원은 “각 동 주민등록 담당자들에게 칭찬이 자자하다고 들었다”며, “초임들이 일선 동사무소 민원 담당 업무를 처리할 때 잘 모르는 것을 문의하면, 지침 등을 찾아 읽어 주거나 본인도 모르는 것은 알아서 다시 전화로 친절히 상담해 줘 후배 동료들에게도 언제나 친절한 선배 공무원으로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서비스를 하겠다”는 어느 업체의 상업 광고를 제쳐 두고라도 공직사회가 급격하게 변화하는 민간 분야에 맞춰 이제는 행정도 고객제일주의 정신으로 변화할 것이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요구에 부응할 때 행정기관을 비롯한 공무원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와 지지는 더욱 더 높아질 것이다.
빛나진 않지만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자기 역할을 해나가는 김은경씨와 같은 공무원들이 있기에 공직사회에 희망을 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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