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지역복지센터 나눔과함께

‘슬픔을 나누면 반으로 줄고, 기쁨을 나누면 그 배가 된다’는 격언이 있다.
‘나눈다’는 것은 이웃과 함께 한다는 것이고, 이는 공동체로 나아감을 의미한다.
인류가 탄생한 이래 공동체로 나아가기 위한 노력은 지속됐으며, 시장과 자유경쟁으로 대변되는 자본주의시대에서 소외되는 계층이 늘고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가속화되는 지금 이는 더욱 소중한 가치가 되고 있다.
또한 이 소중한 가치를 찾는다는 것은 모두가 만족할 만한 생활환경 즉, 복지를 갖추고 인간으로서 행복한 삶을 누리기 위해서이며, 때문에 한 사회를 놓고 볼 때 그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 국가차원의 복지정책과 행정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의 복지정책과 행정은 노인, 아동, 장애인 등 소외계층 전체에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때문에 그 많은 몫을 민간이 담당하고, 현장을 지키고 있다.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한 방과후 공부방인 지역아동센터, 독거노인 도시락 배달센터, 장애인자립생활센터 등이 바로 민간이 담당하는 현장인 셈이다. 그런데 많은 몫을 담당하는 민간이 각개전투를 벌이는 양상이다 보니 여기저기 구멍이 뚫려 물이 새는 둑을 땜질하기 바쁜 실정이다. 재정이나 인력부족 등으로 실정에 맞는 복지정책, 더 나은 복지를 실현하기 위한 정책을 생산해내는 일은  엄두도 못 내고 있다. 
이러한 현실은 전국적 상황으로 몇 해 전부터 여러 지역에서 새로운 시도로 이어졌으며, 부평 그리고 인천에서도 새로운 시도가 시작됐다.  
무너져가는 위기의 사회를 유지하는 수준을 넘어 아름다운 지역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나눔을 실천하고 지원하며, 확산하는 사단법인 지역복지센터 나눔과함께의 새로운 시도와 도전을 살펴보자.

 ▲ 2005 인천시민 건강 엑스포 내과 진료

나눔과 함께의 탄생 배경 -  종합적인 지역복지서비스 절실

십정동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나눔과함께는 4년 전 준비위원회를 시작으로 법인화된 지 만 2년이 됐다.
나눔과함께의 산파 역할을 하고 현재 이사장을 맡고 있는 이창호(41·치과의사)씨는 나눔과함께의 탄생 배경을 이렇게 전한다.
“부평을 중심으로 인천지역에서 저소득층에게 진료봉사활동을 하는 ‘참의료실천단’이라는 단체가 있습니다. 제가 치과의사이다 보니 참여하게 됐죠. 개인적으로 진료봉사활동이 의미가 있지만 단발성에 그친다는 부정적인 생각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번은 진료하던 아이 얼굴에 멍이 있어 몸을 살펴보니 전체에 구타 흔적이 있지 뭐예요. 그 아이는 얘길 안하고 친구들한테 삼촌의 소행임을 들었죠. 부모가 없이 할머니와 삼촌하고 임대아파트에 사는 아이였어요. 그 아이를 보면서 종합적인 복지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실감했습니다. 그 후로 지역에서 활동하던 분들과 이야기하고 힘을 모으게 된 거죠”


현장 활동가들과 늘 싸우는 나눔과함께 - 전문가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 필요

▲ 2005 행복한 부평 나눔장터
나눔과함께는 의료현장, 교육현장 등에서 일하는 전문가를 중심으로 이사진을 꾸리고, 지역아동센터, 독거노인 도시락배달센터, 장애인자립센터 등 이미 지역에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유관기관과 연계해 사업을 집행하는 사무국을 두고 있다.
이사진을 중심으로 프로그램 개발과 복지정책연구 활동, 연구사업을 추진하고, 사무국은 지역행사, 자원봉사자 연계 등 여러 가지 실무를 맡고 있다.
나눔과함께의 신선아(37·사회복지사) 사무국장은 “지역아동센터가 지금은 국가 지원을 받기도 하지만 아직 영세한 실정”이라며, “봉사단체에 프로그램이나 경제적 지원, 자원봉사자 연계를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나눔과함께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이창호 이사장은 “봉사단체에 프로그램이나 경제적 지원뿐 아니라 현장 활동가들이 전문가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봉사단체에서 상근하는 현장 활동가들이 당장 눈에 보이는 사람과 일에 치여 허덕이다 보니 전문성이 결여되고, 현장에 기반하지 않은 전문가들이 생산하는 이론과의 괴리가 필연적으로 존재해 둘 사이에 끊임없이 충돌이 일어난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그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통계사업 등 지역조사사업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현장 활동가들을 닦달하고, 늘 그들과 싸운다고 했다.

 

지역행사 통해 다양한 나눔 실천 문화 확산 - 행복한 나눔장터, 인천시민 건강 엑스포 등 개최

 ▲ 2005 인천시민 건강 엑스포 건강상담

나눔과함께의 주요 역할 중 다른 하나는 지역행사를 통해 새롭고 다양한 나눔 실천 문화를 확산하는 것이다.
지난해 시작해 자리를 잡은 ‘행복한 부평 나눔장터’, 3년 동안 이어온 ‘인천시민 건강 엑스포’, 어린이날 큰잔치 ‘어깨동무 내 동무’ 등 굵직한 행사에 흘린 나눔과함께의 땀방울의 의미를 이제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이는 부평과 인천에 새로운 공동체 문화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행사 참가 업체나 단체를 비롯해 수많은 자원봉사자의 모습에서 확인할 수 있다.
나눔장터에 참가해 수익금의 일부를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하고, 미용실에서 인천시민 건강 엑스포에 참가해 무료 이·미용을 제공하고, 한 산악회 전체 회원이 건강엑스포 자원봉사자로 참가해 차량이동봉사를 하는 등 나눔 실천문화가 자연스럽게 확산되고 있다.
행사 참가자들 모두가 이웃과 함께하는 나눔의 실천으로 아름다운 지역공동체를 만들어가는 모습에서 희망을 보게 된다.


나눔과함께가 나아갈 길 -  지역조사 통해 지역복지정책 구체화            

그동안 나눔과함께의 이사장으로 활동하면서 가장 큰 보람을 느꼈을 때가 언제냐고 묻자, 이창호 이사장은 “아직 느끼지 않고 있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현재 국가의 복지사업은 돈만 내려 보내는 측면이 강합니다. 한 지역에 노인이 많냐, 아동이 많냐를 비롯해 지역 환경조사를 통해 실정에 맞게 해야 하는데 일률적으로 짜여있습니다. 지역조사를 통해 정책을 구체화할 때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그의 단호함은 지역 특성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를 정책과 구체적 실천으로 만들어내 주민들이 잘 살 수 있는 단초를 만들 때 보람을 느낄 수 있다는 나눔과함께가 나아갈 방향을 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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