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구민들은 부평구가 녹색공원도시로 발전하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평구가 올해 구정 설계를 위해 실시한 주민설문조사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 주민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부평이 살기 좋다(25.1%)보다는 살기 나쁘다(30.4%)가 조금 높은 것으로 조사돼 부평구민들은 부평이 썩 살기 좋은 도시라고 인식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부평구민들은 부평이 살기 좋은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공원녹지 확충이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부평구는 주민설문조사 결과를 구정에 적극 반영할 예정이다.

그러나 부평구가 부평을 녹색공원도시로 발전시킬 의지가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시의원·구의원 등 지역정치인들이 공약으로 내세웠던 서부간선수로 생태하천 조성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2008년 예산안에 따르면 ‘서부간선수로 생태공원화 사업’ 예산으로 20억원의 국고보조금이 배정됐다. 그러나 서부간선수로 중 부평구에 해당하는 삼산동 구간과 계양구 일부 구간은 이 사업에서 제외됐다. 결국 서부간선수로 삼산동 구간의 생태하천화 계획은 물 건너가게 될 위기에 놓인 것이다.

물론 부평구도 할 말은 있다. 서부간선수로에 대한 인천시의 계획과 부평구의 계획이 어긋나면서 일어난 일이기 때문이다. 인천시는 서부간선수로 삼산동 구간과 계양구 일부 구간 양 옆에 도로 건설을 추진하고 있고, 부평구는 도로건설을 반대하고 생태하천 조성을 주장하는 주민들이 의견을 시에 제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평구가 서부간선수로에 대한 생태하천화 의지가 강력한지는 의심스럽다. 오히려 부평구가 인천시의 눈치를 보느라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는 의심마저 든다. 부평구민과 서부간선수로 관련 시민단체들이 생태하천화를 강력히 원하고, 부평구가 이에 동의한다면 부평구가 좀 더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 인천시와는 물론 이견을 보이고 있는 계양구와도 적극적으로 협의해 서부간선수로 생태하천화를 추진해야 한다. 아울러 지역 정치권도 마찬가지다. 당리당략을 떠나 인천시에 생태하천화를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

부평구가 주민설문조사 등을 통해 구정설계에 구민들을 참여시키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그것이 형식에 그치면 구정에 대한 부평구민들의 불신만 키우는 일이다. 서부간선수로 생태하천화가 부평구를 녹색공원도시로 발전시키는 데 적지 않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부평구가 이것조차 제대로 챙기지 못하면서 부평구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구정설계를 세우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부평구가 서부간선수로 생태하천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줄 때다. 그것이 부평을 녹색공원도시로 발전시키는 빠른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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