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회 서부간선수로 생태하천 조성을 위한 단체협의회(준) 공동집행위원장


▲ 김형회 공동집행위원장

한반도는 점점 더워지고 아열대로 변해가고 있다. 세계는 온실가스를 줄이고자 탄소배출권 거래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제 환경은 개발의 뒷전이 아니다. 가장 우선시돼야 할 필수항목이다.

도심지 물길은 바람 길을 만들고 온도를 낮추어 열섬현상을 막아낸다. 아열대로 변해가는 우리의 삶터를 지켜주는 ‘희망’ 그 자체이다. 그러나 인천시는 폭 30미터 길이 12킬로미터의 거대한 물길을 없애려 한다. 시대 흐름에 반기를 들고 역행하려 하고 있다.

시는 8월 서부간선수로 도로건설 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이하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기본계획에 의하면 폭 30미터 길이 12킬로미터의 물길 중 1.5킬로미터(삼산동에서 서운동) 구간을 왕복4차선 도로와 친수공간으로 조성한다. 하폭 21미터를 도로부지로 나머지 9미터를 친수공간으로 활용한다. 친수공간은 도로 보다 2미터 정도 낮게 위치하며 친수공간의 폭 9미터 중 6미터가 인도와 자전거도로로 사용되고 나머지 2.5미터 정도가 물길로 활용된다.   

이 기본계획을 조금만 뜯어보면 근본적인 문제점을 알 수 있다. 10차선 도로가 일부 구간에서 갑자기 1차선으로 줄어든다면 병목현상으로 인해 도로 전체가 마비될 것이다. 물길도 마찬가지다. 폭 2.5미터로 줄어든 물길로 인해 전체 물길은 정체돼 결국 악취가 진동할 것이다.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다. 시가 말하는 친수공간은 악취공간이 될 것이다. 

악취의 원인인 병목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도로를 없애 물길을 넓히거나 길이 12킬로미터 전체를 폭 2.5미터의 물길로 만들어야 한다. 지금까지 보여준 행정의 속성상 도로를 뜯어낼 리는 없고 서부간선수로 물길 전체를 매립할 것이다.

물길은 우천 시 배수기능도 가지고 있다. 폭 9미터의 친수공간을 도로보다 2미터 정도 낮게 설계한 이유는 배수를 위함이다. 그러나 문제는 30미터 하폭을 9미터로 줄였을 때 집중 호우를 견뎌낸다는 연구결과가 없다는 것이다.  

또, 시에 의하면 매립도로의 교통량은 높다. 왕복4차선 도로에서 발생하는 소음은 어떻게 할 것인가. 소음방지벽은 미관상 좋지 않을 뿐 아니라 고층아파트에는 효과가 거의 없다.
친수공간은 도로건설을 위한 위장 전술에 지나지 않는다. 기본계획에는 도로건설 방안과 재정규모가 나와 있지만 친수공간을 위한 유지용수 공급 방안과 재정규모는 없다. 유지용수가 풍부하지 않은 굴포천에서 물을 공급받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유일한 방안은 서부간선수로를 통해서 일 것이다. 하지만 기본계획에는 유지용수 공급방안에 대한 결론이 없다.

시는 주민들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 ‘서부간선수로 생태하천 조성을 위한 단체협의회(준)’는 2006년 12월 매립도로 반대와 생태하천 조성 촉구 1만인 서명 기자회견을 마치고 강창규 시의원과 시 도로과장에게 서명부를 전달하고 면담을 가졌다. 당시 시는 우회도로(외곽순환도로 하부 쪽으로 도로를 놓는 안) 등을 검토해보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번 기본계획에는 우회도로에 대한 어떠한 언급도 없다. 시는 친수공간이라는 미끼로 주민들을 현혹해 매립도로를 건설하고 물길(서부간선수로) 전체를 없애려 하고 있다.

필자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면 시는 생태하천 조성을 꿈꿔왔던 수많은 주민들에게 적극 해명해야 할 것이다. 그 해명의 기회를 주고자 공개토론회를 제안한다.

※ 본 기고는 부평신문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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