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만송 기자

5·31일 지방선거를 70여일 앞 둔 상황에서 각 정당의 입후보예정자들 모두가 애타하는 모습을 종종 보게된다.

한나라당 소속 입후보예정자들은 경쟁률이 높은 가운데 공천을 받기 위해 애간장을 태우고, 열린우리당 후보들은 반전할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는 지지도에 애를 태우기는 마찬가지이다. 또한 당 지지도와 인지도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는 민주노동당과 민주당 후보들 역시 비슷한 심정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방선거에서 지역언론의 영향력은 어느 때보다 커지는 것이 사실이다.

현재까지 중앙일간지는 광역단체장 후보들을 소개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고, 지방 일간지들도 기초단체장 정도 까지를 소개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로인해 지방의원 선거 입후보예정자들은 자신을 유권자에게 알릴 기회가 턱없이 부족하다보니 본지와 같은 시군구단위 지역언론에 구애(?)를 펼치기도 한다.
구애(?)는 지방선거와 관련 자신에 대한 좋은 또는 유리한 기사를 써달라거나, 반대로 자신의 약점을 기사화하지 않았으면 하는 청탁아닌 청탁으로 나타난다.

심지어는 취재를 마치고 일어서는 기자에게 돈 봉투를 슬그머니 찔러 주려고 하는 경우도 있다.
이를 정중히 거부하는 기자를 향해 이들이 천편일률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다른 뜻은 없어 내가 ○○신문 좋아하는 거 알지, 취재하다보면 밥값, 기름값 없잖아?”

맘 같아서는 당장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해 따끔한 맛을 보여주고도 싶지만 처음인 만큼 지역사회에서 뿌리를 내리고 있는 지역언론으로서 정중히 거절한다.
그러면서 그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내가 ○○신문 좋아하는 거 알지”라고 말할 때, “지역신문이 왜 필요한지 아세요?” 하고 되묻고 싶다.

우리나라 대다수 지역언론은 지방자치시대와 그 태동을 함께 했다.
아직은 걸음마 수준에 머물기도 하고, 부패의 온상이라는 따가운 눈총을 받기도 하지만 지역언론은 그 지역의 건전한 문화 창달과 함께 지역행정과 정치인 등에 대한 견제와 비판 그리고 지역발전의 대안을 함께 모색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기자에게 서슴없이 촌지를 내미는 그들에게 “잘 키운 지역신문 하나 열 국회의원 부럽지 않다”는 사실을 말해 주고 싶다.
그리고 이번 자리를 빌어 경고해두고자 한다. 촌지를 정중히 거부하는 수준에서 끝나는 일은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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