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인천지역에는 방송사가 없다. 지난 97년 인천시민의 열망으로 설립됐던 iTV 경인방송은 지난해 12월 31일을 끝으로 방송이 중단됐다. 방송위원회로부터 재허가 추천 거부 결정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방송위원회는 경인방송이 ‘사업수행을 위한 재정능력이 부족’하고, ‘방송 발전을 위한 지원계획 및 방송 수익 사회환원 불이행’을 했기 때문에 한국방송 사상 최초로 지상파 방송에 대한 재허가 추천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방송위원회가 방송사를 대상으로 3년마다 시행하고 있는 재허가 추천은 방송사가 방송을 할 만한 자격조건이 되는지 판단하는 것이다. 그러나, 작년 재허가 추천과정에서 iTV 법인과 iTV의 대주주인 동양제철화학은 방송위원회가 수 차례 요구한 방송사 운영계획을 내놓지 않았고, 끝내 방송위원회는 경인방송의 재허가 추천을 거부하게 된 것이다.
iTV의 대주주인 동양제철화학과 대한제당은 방송허가 취소 직전의 순간에서도 정상화 노력은커녕, 서로 알력 다툼을 벌이기에 바빴다. 이에 반해 허가가 취소될 위기에 처해있던 SBS와 강원민방은 이익의 사회 환원과 소유와 경영의 분리 등 여러 사회적인 약속을 하며 재허가 추천을 얻어냈다. 결국 경인지역만이 방송사가 없는 유일한 곳이 됐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점은, 경인지역의 TV 주파수의 주인은 바로 경인지역 시민이라는 점이다. 경인방송의 채널은 바로 지역주민들을 위해 허가된 TV 주파수이다. 경인지역 방송이 계속되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현재 시민사회단체와 언론계, 학계에서는 경인지역에 건강한 새 방송사를 세우기 위한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경인지역 새 방송 설립 주비위원회’가 3월 14일 출범하고, 4월 말에는 발기인대회도 예정되어 있다.
이러한 노력은 방송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한국방송 프로듀서 상’ 중 대상인 ‘2004년 올해의 프로듀서 상’을 iTV PD협회가 수상하는 결과를 낳았다. 경인지역에 새로운 방송사를 세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PD협회가 방송개혁과 올바른 PD의 길을 가고 있다는 점이 시상 이유였다. 지난 1월 29일 KBS ‘미디어포커스’와 3월 4일 MBC ‘뉴스플러스 암니옴니’, 3월 11일 KBS ‘열린채널’ 등의 프로그램에서도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며 새 방송사 설립의 당위성을 인정하고 있다.          

방송위원회는 경인지역의 방송에 관한 후속방안을 올 6월까지는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파수가 한정된 상태이기 때문에 경인지역에서 새 방송사 설립을 위한 가시화된 노력이 보이지 않으면 경인방송의 TV채널로 다른 형태의 방송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지역의 문화와 여론을 모으고, 우리 지역의 현안을 함께 고민하고, 연간 1,000억원 이상의 경제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우리 지역의 방송사를 우리는 지금이 아니면 다시는 가질 수 없을 지도 모른다. 21세기 동북아 허브도시를 지향하는 인천에, 전국에서 유일하게 지역만의 방송사가 없게 될 위기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인천지역에 이제는 건강한 새 방송사를 설립하기 위해 시민 한 분 한 분의 관심과 도움이 절실한 시점이다.

 

iTV 희망조합 서혜승·전 iTV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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