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 20억 배정…부평구는 뭐했나?


서부간선수로를 생태공원으로 조성하는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하지만 인천시의 도시계획 상 도로개설 구간인 삼산1동 구간과 계양구 일부 구간은 이 사업에서 제외됐다.

이로 인해 수년간 삼산동 주민들의 도로건설 반대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시의 눈치만 보고 있는 부평구와  서부간선수로 생태하천 조성을 공약했던 시·구의원과 국회의원 등 부평지역 정치인들에게 ‘그동안 뭘 했냐’는 비난의 화살이 돌아가고 있다.

지난 7일 신학용 국회의원실(계양 갑)에 따르면, 최근 국회를 통과한 2008년 예산에 ‘서부간선수로 생태공원화’ 사업비 명목으로 20억원의 국고보조금이 배정됐다. ‘서부간선수로 생태공원화사업’은 수질오염과 악취로 민원이 빈발한 서부간선수로를 생태공원으로 탈바꿈해 주민 여가공간으로 활용하겠다는 사업이다.

계양구는 서부간선수로의 서운사거리~용종사거리 1500m구간에 총 64억여원의 예산을 들여 2009년까지 수변생태 학습 공간·친수 물놀이 공간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계획에 따르면, 생태공원 조성을 위한 유지용수 공급 방안으로 인천지하철 경인교대역 유출 지하수 박스에 관로를 부착해 서부간선수로까지 송수하는 방안을 채택했다.

시의 도로건설이 계획된 삼산1동에서 서운사거리까지의 구간은 계양구가 도로건설을 찬성하기 때문에 계획에서 제외됐다.

계양구는 앞으로 국고보조금이 배정될 한국농촌공사와의 구체적 협의를 통해 생태공원을 조성하고 부족한 예산에 대해서는 인천시에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다.

계양구 녹지팀장은 “한국농촌공사에서 예산을 직접 받아 계양구의 계획대로 추진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그래도 사업은 계획대로 추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서부간선수로 삼산동 구간에 도로건설을 반대해왔던 삼산동 주민들과 시민단체들은 삼산1동과 서운사거리까지의 구간은 도로를 건설하고 나머지 구간만 생태공원을 조성하는 것은 반쪽짜리 생태공원화사업이 될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내고 있다.

또한 계양구가 생태공원 조성 계획을 세우고 적극적으로 국고를 지원받기 위해 노력하는 동안 부평구와 지역 정치인들은 뭘 했는지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삼산1동 주민 김아무개(36)씨는 “몇 년째 삼산농수로에 생태하천을 조성해달라는 요구를 했는데, 계양구 쪽은 생태공원을 조성하고 부평구 쪽은 계속 도로를 놓는다고 하니 답답하다”며 “그동안 부평구와 생태하천을 조성하겠다고 공약했던 정치인들은 뭘 한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형회 서부간선수로 생태하천 조성을 위한 단체협의회(준) 공동집행위원장은 “일부 구간은 물길을 막아 도로를 만들고 일부 구간은 생태공원을 조성한다는 것은 인천시의 하천을 살리는 정책과도 맞지 않는 것”이라며 “반쪽짜리 생태공원을 조성하지 말고 도로계획 구간도 함께 생태공원을 조성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시는 서부간선수로 삼산1동에서 서운사거리까지 폭 30m, 연장 길이 1.57km 구간에 폭 21m의 왕복 4차 도로를 건설하고, 나머지 9m 폭에는 수변공원을 조성한다는 안을 가지고 도로건설을 추진 중이다. (관련기사 2007.11.27./11.13./10.3.)

이와 관련 인천시는 현재 부평구에 주민설명회 날짜를 잡아달라고 공문을 발송한 상태며, 부평구는 2월 중순경으로 날짜를 잡을 예정이다. 구는 지난 8월 주민들의 도로건설 반대 입장과 외곽순환도로 하부에 도로를 건설하는 안을 검토해 달라며 시에 사실상 도로건설을 반대하는 뜻을 전했다. 그러나 그 이후 설명회를 대비한 별다른 준비는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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