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풍산 부평공장 터에 백화점·마트 건립추진


[부평·계양지역 롯데그룹 유통자본 분포도]


대형유통자본의 지역상권 잠식으로 지역의 중소상인들이 어려움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롯데가 풍산 부평공장 터(효성동 324-6번지)에 백화점·대형마트·시네마 등을 갖춘 복합 쇼핑몰 건립을 추진하고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롯데 측에 따르면, 롯데와 풍산은 풍산 부평공장 터 7만여㎡(2만 1000여평)를 복합쇼핑몰로 공동 개발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올 초 체결하고, 구체적 개발계획을 협의하고 있다. 

풍산 부평공장 터 복합쇼핑몰 건립이 계획대로 추진되면 인근 지역 재래시장과 중소상인들은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어 큰 파장이 예상된다. 또한 이 지역은 이미 부동산 투자와 집값상승에 대한 관심으로 크게 술렁이고 있다.

이와 관련, 롯데그룹 이선대 홍보팀장은 “올해 초 두 회사가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복합쇼핑몰 개발계획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며 “부지 개발 규모와 개발방식 등에 관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고, 롯데에서도 사업성이 있어야 움직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부평에도 롯데마트와 백화점이 이미 들어서 있고 가까운 거리에도 다른 대형마트들이 있어 사업 중복에 따른 경제적 타당성 유무를 검토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서 그는 “지역 중소 상인들과 재래시장 상인들의 우려는 이해되지만, 법으로 유통산업을 규제하는 일은 시장경제논리를 훼손하는 것으로 본다”며 “오히려 지역 재래시장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풍산 홍보팀의 강종욱 대리는 “구체적으로 진전된 사항은 없고 다만 우리 측에서는 공장 이전이 선행돼야 한다”며 “경영진이 추진하는 사항이라 뭐라 말할 순 없지만 부평공장이 풍산의 모태인 만큼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아직 풍산 부평공장 터 개발 계획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지역주민과 상인들의 우려는 이미 시작됐다. 롯데가 얘기한 것처럼 부평에만 이미 백화점 1곳, 마트 3곳, 슈퍼슈퍼마켓(SSM) 2곳이 들어서 지역 상권을 상당 부분 잠식하고 있는 데다 인천의 진산인 계양산에 롯데가 골프장 개발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인천녹색연합 장정구 도시생태국장은 “지역상권 붕괴를 걱정하는 상인들과 계양산 골프장을 반대하는 시민들이 매주 화요일 촛불을 들고 있다. 롯데의 이 같은 행동은 인천시민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롯데가 계양산골프장과 풍산 부평공장 터 복합쇼핑몰 건설을 강행할 경우 롯데 불매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풍산 부평공장은 풍산의 모태로 1969년 준공돼 동과 동합금, 스테인리스 강대·박판, 티타늄관, 주화용 또는 귀금속 소전 등을 생산하고 있다. 현재 30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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