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밤 깊은 그리움을 더한 ‘올드뮤직 페스티벌’

지난 22일과 23일 이틀에 걸쳐 부평공원 특설무대에서는 특별한 콘서트가 열렸다.
이름하여 올드뮤직 페스티벌(The Old Music Festival). 이름 그대로 70∼80년대 시절을 풍미했던 옛날 그 밴드, 그 가수의 음악이 있는 콘서트였다.
부평구에서 주최하고 부평구축제위원회와 부평문화원이 주관한 이번 콘서트는 30∼40대 중년의 향수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부평공원에 마련된 5백여 석의 객석은 차가운 밤 공기를 무릅쓰고 추억여행을 즐기기 위해 나선 중년 부부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우선 22일 열린 ‘추억의 포크 콘서트’. 미처 콘서트 소식을 듣지 못했는지 저녁운동을 하기 위해 공원에 나왔다가 우연히 참여하게 된 이들이 많았다. 그러나 우연이면 어떠리. ‘사랑의 썰물’ ‘슬픈 계절에 만나요’ ‘가슴앓이’ 등 짙은 가을향이 물씬 풍기는 임지훈, 백영규, 양하영 등 그때 그 가수들의 음악은 운동하던 발걸음마저 멈추게 했다.
눈을 지그시 감고 콧노래로 가락을 따라 부르는 40대 주부, 부모세대가 들었던 노래지만 애인의 손을 꼭 붙잡고 저만치 서서 음악을 듣는 젊은 연인들… 모두가 포크의 따뜻한 선율 속에 하나가 됐다.
다음날은 락의 향연이었다. ‘열정의 락 콘서트’라는 이름으로 열린 둘째날 콘서트에는 첫날보다 훨씬 더 많은 관객이 부평공원을 찾았다. 디스코, 로큰롤, 트위스트 등 50년대부터 80년대까지 고고장과 음악감상실 디제이를 통해 듣던 그 음악 그대로를 만날 수 있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점잖게만 보이던 중년관객들은 그들이 젊었던 시절 춤추며 즐겼던 노래가 나오자 다들 어깨를 들썩이며 30년 전의 열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틀 동안 두 콘서트를 모두 관람했다는 50대 박아무개씨(산곡동)는 “부평에는 별 다른 문화공연이 없어서 늘 아쉬웠는데, 이렇게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음악회를 즐길 수 있어 잠시나마 행복했다”며 “앞으로도 자주 이런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친구들과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러 왔다가 콘서트에 참여하게 됐다는 20대 김효선(부평동)씨 또한 “부평에서 이런 공연이 있다니 반갑다”며 젊은 층을 위한 문화공연도 자주 유치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또한 이렇게 추운 날씨에는 문화회관 같은 실내 공연장이 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전했다.
변변한 문화시설이 없어 제대로 된 공연 한번 보기가 어려운 부평이이서 더욱 반가웠던 올드뮤직 페스티벌. 가을밤 그리운 추억을 더듬어보는 좋은 길동무가 돼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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