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노조 왜 ‘총파업’ 깃발 드나?
공무원노조 왜 ‘총파업’ 깃발 드나?
  • 이승희
  • 승인 2004.12.17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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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사회개혁과 부정부패척결 위해 노조 합법화 필수

공무원노조는 정부가 일방적으로 공무원노조특별법을 추진할 경우 사상 유례 없는 총파업을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노조는 11월 15일 조합원의 20%에 해당하는 2만명이 서울 상경투쟁을 전개하고 나머지 조합원은 현장에서 파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노조가 총파업이라는 초강수를 들고 나온 이유는 정부가 공무원노조를 유명무실한 노조로 만들기 위해 공무원노조특별법을 밀어 부치고 있다는 판단에서이다.
강영구 본부장은 공무원노조 합법화와 관련해 정부가 어떠한 입장을 취하는가는 공직사회개혁과 부정부패척결에 대한 정부 의지의 유무를 판가름한다고 말했다.
또한 국민의 혈세가 어떻게 새고 있는지 제일 잘 알고 있는 사람은 그 공직살림을 하는 공무원노동자들이라며, 내부 비리를 고발하는 공무원을 보호하고 기관장의 치적홍보를 위한 전시행정, 선심성 행사로 인한 혈세 낭비와 같은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아가기 위해 공무원노조가 반드시 필요하며, 노조가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노동3권이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무원노조가 말하는 정부의 특별법안

공무원노조는 공무원도 노동자이기 때문에 특별법이 아닌 일반법에 의한 노동3권(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이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 근거로 ‘공무원인 근로자는 법률이 정하는 자에 한해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가진다’는 헌법 제33조 2항 등을 들고 있다.
이에 반해 정부의 공무원노조특별법안은 일체의 단체행동을 금지하고 있으며, 단결권과 단체교섭권마저 심각하게 제한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공무원노조는 ‘5급 이상이나 관리 운영 업무 종사자의 노조 가입을 제한’하고 있는 정부의 특별법안이 공무원노조 조합원을 최대한 축소해 공직사회에서 공무원노조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고자 하는 의도로 보고 있다. ‘노조법’ 규정처럼 단결권은 사용자와 사용자의 이익을 대표하는 자를 가입할 수 없는 자로 하고 구체적인 가입범위는 자체 규약으로 정할 사항이라는 것이 노조의 입장이다.
또한 단체교섭권과 관련해 정부의 특별법안대로라면 법령, 예산, 조례에 관련된 내용은 교섭해도 효력이 부인되는 데다 중앙정부에서 보수 등 국가·지방공무원의 주요 근무조건을 관장하고 있는 특성상 국무총리를 단장으로 하는 정부측 공동교섭단이 구성되어 관련 부처를 통괄하지 않으면 교섭이 지연되는 것은 물론 협약사항에 대한 이행 담보도 불투명하다는 것이 노조의 입장이다.
특히 노조는 일체의 단체행동을 금지하고 있는 정부의 특별법안은 정부 관련 부처가 협약사항을 이행하지 않더라도 실질적인 대응수단이 없어 결국 노조가 요구를 포기하거나 불법파업을 감행할 수밖에 없게 만들어 파국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마디로 단체행동권이 없으면 단결권과 단체교섭권조차 유명무실해진다는 것이다.

정부 강경태도 노동3권 문제 악화

공무원노조 합법화와 관련 정부는 애초부터 공무원노조와 대화하지 않고 강경 대응으로 일관, 총파업 등 극한상황으로 의도적으로 몰고 가고 있다는 인상을 던져주고 있다.
한 노동전문일간지는 지난 7일 “정부측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공무원노조 활동 전망 실태 및 대응방안’이란 문건이 입수됐다. 이 문건에는 공무원노조의 쟁의행위 찬반투표는 물론 조합원들이 서울로 상경하는 것도 불법으로 규정, 현행범으로 체포해야 한다고 돼 있다. 정부가 최소한의 대화노력도 없이 강경 대응으로만 일관, 공무원 노동3권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이 문건에는 “향후 전공노(전국공무원노조)의 불법행위를 제어하지 못할 경우 노조결성이 금지된 소방관, 근로감독관 직군까지 악영향을 미쳐 노조결성 시도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히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강영구 본부장은 “공무원노조 모든 지역본부장을 해임 조치하라는 행자부의 지침이 광역시·도로 내려온 상태”라며, 정부가 탄압계획을 세운 것만이 아니라 이미 탄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 지난 21일 인천시는 부평구를 비롯해 각 구청에 노조 간부의 노조활동과 관련한 복무실태를 점검하기 위해 근무상황부 사본을 제출하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이는 이례적인 지시로 공무원노조의 총파업 탄압을 염두에 둔 사전작업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시가 각 구청의 인사권자인 구청장의 복무관리 권한마저 무시하는 행위라는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총파업, 현장조직력과 국민여론이 관건

정부의 강경 진압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공무원노조의 총파업은 현장조합원 조직화와 국민여론의 향방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공무원노조인천지역본부 관계자는 “현장 조합원들이 총파업에 대해 아직은 확신이 부족하긴 하지만 정확한 지침이 마련되고 남은 기간 동안 구체적으로 조직하면 충분하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100억 투쟁기금 조성에서도 인천에서 조합원이 가장 많은 부평구가 목표액의 80%를 넘어섰고, 남구가 140%, 연수구 110% 등 대부분의 구에서 목표액을 넘어선 것도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키고 있다.
강영구 본부장은 “정부와 수구세력은 ‘경제도 이 지경인데 공무원마저 파업이냐’며 여론을 호도하고 노조를 몰아세우려 할 것”이라며 “국민과의 싸움이 아니라 깨끗한 나라, 투명한 행정, 국민에게 제대로 봉사하는 공무원이 있는 나라를 만들기 위한 정부와의 싸움이라는 것을 국민들에게 적극 알려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이번 주부터 라디오 등 언론매체를 통한 광고와 사이버결사대의 인터넷 홍보를 강화하고, 시민사회단체의 지원을 받아 왜 공무원노조를 결성하고 노동3권을 보장받아야 하는가를 알려나갈 계획이다.